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49)이 자전거 사고를 내 경찰 조사를 받았다.

7일 서울 방배경찰서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지난 6일 오후 6시30분께 서울 한남대교 남단 인근 한강시민공원 자전거도로에서 잠실 방향으로 자전거로 달리다 같은 방향으로 달리던 김모씨(39)를 들이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눈밑과 어깨 등을 다친 김씨는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은 뒤 귀가했다. 최 부회장도 경찰서에서 간단한 진술서를 작성한 뒤 귀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 부회장과 김씨가 사고 직후 옥신각신했는데 이를 지켜보던 한 시민의 신고로 119구급대가 출동했다”며 “119출동 이후에도 양측의 실랑이가 이어져 구급대원이 경찰에 신고해 조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양측이 같은 방향으로 달리다 부딪힌 것이라 누구 잘못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입건하지 않았다”며 “CCTV나 목격자 진술 등을 확보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가해·피해 내역을 파악하는 단계”라며 “김씨의 진단서와 진술을 확인한 뒤 양측을 최대한 빨리 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 부회장은 2008년 10월 SK그룹 계열사 18곳에서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원 중 992억원을 유용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됐다.

법원은 그러나 “지병인 류머티스 관절염이 심해져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며 최 부회장이 요구한 보석 신청을 지난 1일 허가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