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란 마음가짐의 문제입니다. 희망은 우리 안에 있지 결코 우리와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희망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삶 자체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조용경 포스코엔지니어링 상임고문(61·사진)은 글쓰기를 좋아한다. 2009년 이 회사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부임하면서 매월 한 번씩 전 직원에게 띄운 편지 ‘조용경의 희망통신’의 주인공으로 재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조 고문이 이 편지와 여러 매체에 기고한 글을 엮은 자전적 에세이 《한번쯤 기억해야 할 것들》을 펴냈다. 총 마흔네 개의 이야기를 희망, 행동, 향상, 깨달음, 신념, 행복 등 6개 주제 아래 모았다. 삶의 희로애락을 먼저 맛본 인생 선배로서 들려주는 이야기에 담긴 메시지가 단단하다. 물봉선, 금붓꽃, 깽깽이풀 등 직접 찍어 실은 우리 들꽃 사진들은 전문 작가 수준이다.

책은 한편의 작은 한국 기업사라고 할 만하다.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최측근 보좌관으로서 겪은 일화, 인천 송도국제도시 건설 총괄기획책임자로서 또 포스코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부회장으로서 세계 건설현장을 누볐던 체험담이 그렇다.

조 고문이 말하는 기업과 기업인론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은 다 비즈니스 최일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도덕군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인이 하는 것입니다. 또한 기업 경영은 기업가 정신, 통찰력, 모험심, 사명감, 인간사랑 등의 가치로 충만한 기업인이 맡았을 때 비로소 성공적인 열매를 맺게 되는 것입니다.”

삶의 태도에 대한 조 고문의 신념은 많은 것을 생각게 한다. “신실세의 요구에 순응함으로써 즉각적이고 물리적인 ‘편안함’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인간으로 해야 할 도리를 따름으로써 우선은 불편하더라도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평안함’을 택할 것인가의 문제였습니다.”

조 고문은 자신의 이런 삶의 태도가 가족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고백한다.

“가족을 위해 희생할 줄 모르는 사람은 누구와도 바른 관계를 맺을 수 없습니다. 가족보다 다른 것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가족은 세상의 기초이니까요.”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