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위 인터넷 포털업체 네이트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과 본격적으로 손을 잡는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컴즈는 조만간 구글과 콘텐츠 제공 등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SK컴즈는 이미 지난달 10일부터 구글코리아와 협의를 통해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의 인기 동영상을 커뮤니티 서비스 '네이트 판'에서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를 계기로 SK컴즈는 구글과의 제휴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대 SNS인 싸이월드와 메신저 네이트온의 부진에 이어 네이트도 경쟁 서비스와의 격차가 벌어지자 콘텐츠 보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명성남 SK컴즈 팀장은 "양사가 양해각서(MOU)를 맺지는 않았으나 '네이트 판'에서 유튜브 일부 동영상을 제공키로 합의했다"며 "이와 관련한 공식 보도자료를 발표하지 않았던 것은 구글과 추가 협의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명 팀장은 "광고플랫폼 제휴나 싸이월드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검색 서비스 협의 등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구글에 검색 점유율 부문에서 밀리기도 한 SK컴즈가 이 같은 행보를 보이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경쟁보다는 '콘텐츠 확보'에 더 큰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동영상 서비스는 4세대(G) 이동통신망인 롱텀에볼루션(LTE) 시대에서 더욱 각광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SK그룹과 구글과의 협의도 한 몫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지난해 11월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을 만나 IT 현안과 사업제휴를 논의했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성장을 이끈 SK텔레콤에 감사의 뜻을 전했었다. 하 사장도 "구글과의 전반적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상위단계의 의사소통 채널을 구축하자"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네이트는 TV, 영화 등 VOD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는 SK텔레콤의 호핀(hoppin) 콘텐츠도 제공하고 있다. SK컴즈 측은 다만 "그룹 차원에서 구글과 협의한다는 것은 확대 해석"이라며 선을 그었다.

서황욱 구글코리아 유튜브 총괄 이사는 이와 관련해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