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부실화로 솔로몬 한국 등 대형 저축은행의 영업이 정지된 가운데 다른 저축은행들도 3분기에 무더기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후순위채 발행과 유가증권시장 상장 등의 이유로 3분기 실적을 공개한 저축은행 18곳(영업정지 저축은행 제외) 가운데 80%에 육박하는 14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떨어진 저축은행도 13곳에 달했다. 저축은행은 6월결산 법인으로 이들 회사의 3분기는 올 1월부터 3월까지다.

적자 규모가 가장 큰 회사는 한국저축은행 계열인 진흥저축은행이었다. 진흥저축은행은 3분기 84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적자는 1131억원에 이른다. BIS 비율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말(2분기) 현재 8.38%였던 BIS 비율은 1.22%가 됐다. 같은 한국저축은행 계열인 경기와 영남저축은행의 영업성적도 좋지 않았다. 경기저축은행은 3분기 435억원의 순손실을 보였으며 2분기 12.97%였던 BIS 비율도 7.56%로 하락했다. 영남저축은행은 3분기 131억원의 적자를 냈고 BIS 비율은 12.67%에서 10.45%로 떨어졌다.

솔로몬저축은행 계열도 사정은 비슷했다. 부산솔로몬저축은행은 솔로몬저축은행이 500억원을 증자해 BIS 비율이 8.01%에서 12.19%로 올랐지만 3분기에 20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호남솔로몬도 지난 분기 72억원의 적자를 냈다.

공평저축은행과 서울저축은행 등도 3분기에 큰 폭의 적자를 봤다. 경기솔로몬저축은행을 인수한 공평저축은행은 3분기 12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BIS 비율은 14.9%에서 13.2%로 다소 하락했다. 서울저축은행의 3분기 손실액은 101억원이었다. 더블유저축은행도 96억원의 손실을 보는 등 큰 폭의 적자를 남겼다.

솔로몬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업계 1위에 오른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3분기에 494억원의 흑자를 달성했지만 누적적자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2분기 2.11%에서 3.48%로 올랐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는 “KG케미칼과 인수 계약을 체결한 현대스위스3저축은행 매각이 완료되면 BIS 비율이 4.57%로 상승한다”며 “대주주인 일본계 SBI그룹이 계획하고 있는 300억~500억원 규모의 증자가 이뤄지고 현대스위스4저축은행까지 매각하면 BIS 비율이 7%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에 BIS 비율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증가한 저축은행은 HK를 비롯해 동부와 푸른 등 일부 회사에 불과했다. 자산 2조5005억원으로 업계 2위인 HK저축은행은 3분기 98억원을 벌어 2분기까지 237억원이던 누적이익을 335억원으로 늘렸다. BIS 비율도 9.81%에서 9.97%로 높아졌다. HK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비중이 1.5%로 낮은 편이고 개인 신용대출 위주의 영업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한 결과”라고 말했다.

동부는 3분기 말 현재 BIS 비율이 12.28%였다. 3분기에만 21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