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포털 사이트 야후와 구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때 한국 포털시장을 주도했던 야후가 추락하고 있는 반면 구글은 모바일 부문에서 약진하면서 NHN의 네이버와 다음을 추격하고 있다.

9일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야후코리아의 지난달 순방문자수(UV)는 947만6222명으로 전년 동기 1278만여명 대비 25.8% 급감했다.

페이지뷰(PV)는 1년 전에 비해 '반토막' 수준이 됐다. 지난달 야후코리아의 PV는 8억5700만 건으로 전년 동기 15억5018만 건에 비해 44.7% 감소했다.

모바일웹 부문에서도 야후코리아는 약세다. 랭키닷컴에 따르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기준 지난 3월 야후의 UV는 72만3312명에서 지난달 93만8225명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반면 구글코리아의 PC웹 UV는 같은 기간 1193만 명에서 1370만 명으로 늘었다. PV는 10억3855만 건에서 8억3486만 건으로 줄었다.

구글의 모바일웹 UV는 같은 기간 414만7430명에서 602만8605명으로 급증했다. 모바일 부문 구글의 성장은 네이버(584만 명->878만 명)와 다음(433만 명->675만 명)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전 세계 인터넷 검색 시장에서 사실상 독주하는 구글이 한국에선 네이버에 크게 밀리고 있으나 모바일에서 기회를 찾고 있는 양상이다.


구글은 모바일 검색 경쟁력을 강화한 뒤 시장조사기관 메트릭스의 모바일웹 검색 만족도 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국내 점유율이 70%가 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확산도 한국 시장 공략이 성공하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네이버, 다음은 안드로이드폰에 구글 검색 엔진이 탑재되는 것과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을 정도로 구글의 위협을 실감하고 있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사용자가 네이버, 다음을 기본 인터넷 홈페이지로 설정해도 안드로이드 특유의 버전 업데이트 이후에는 초기 설정 상태로 되돌아간다"며 어려움을 털어놨다.

구글은 '한국 스킨십'도 강화하고 있다. 작년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방한해 이명박 대통령과 국내 정보통신(IT)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잇따라 만났고, 유튜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류 콘텐츠 해외진출 지원 관련 협약을 맺었다.

이에 비해 야후는 연초 전체 직원 1만4000여명 중 14%인 2000여명을 감원키로 발표했다. 실적이 부진한 야후코리아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온라인 검색광고 시장의 강자였던 오버추어코리아도 NHN과 결별 후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최근에는 야후의 최대 기관투자자가 학력위조 의혹을 받고 있는 스콧 톰슨 야후 최고경영자(CEO)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톰슨 CEO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페이스북이나 구글에 밀려 위기에 빠진 야후를 이끌 구원투수로 지난 1월 발탁됐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