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1895년 명화 ‘절규(79×59㎝)’가 추정가 8000만달러(900억원)로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와 세계 최고가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가장 비싼 값에 팔린 미술 작품은 파블로 피카소의 ‘누드, 녹색 잎과 상반신’으로, 2010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640만달러에 낙찰됐다.

1일 미술계에 따르면 미술품 경매회사 크리스티와 소더비는 뉴욕 경매장에서 실시되는 ‘인상주의 및 근대미술품’(2~3일)과 ‘전후 현대미술품’(9~11일) 경매에서 뭉크, 피카소, 클로드 모네, 앤디 워홀,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 대가들의 그림과 조각 2236점을 경매에 부친다. 이번 뉴욕 행사의 결과는 국제 미술시장 흐름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전 세계 컬렉터와 딜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상파 및 근대미술품 경매에는 836점이 나온다. 크리스티(2일)와 소더비(3일) 경매의 첫날 대작 108점의 이브닝세일 경매 추정가 총액은 3억달러(3200억원)를 웃돈다. 소더비는 뭉크, 피카소, 호안 미로, 살바도르 달리, 생 수틴 등 328점, 크리스티는 조각가 자코메티, 모네, 앙리 마티스, 미로, 폴 세잔 등의 작품 508점을 내놓는다.

눈길을 끄는 작품은 추정가 8000만달러에 나오는 뭉크의 ‘절규’다. 파스텔로 그린 이 작품은 ‘절규’의 네 가지 버전 가운데 유일하게 민간인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다. 색상이 가장 화려하고 강렬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피카소의 ‘도라 마르의 초상’(2000만~3000만달러), 미로와 수틴(1000만~1500만달러)도 눈길을 끈다.

오는 9~11일 실시되는 크리스티와 소더비의 전후 현대미술 경매에는 국내 인기 화가 이우환을 비롯 프랜시스 베이컨,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사이 트웜블리 등 ‘블루칩’ 작가와 니키드 생팔, 조앤 미첼 등의 작품이 경매된다.

국내 작가로는 유일하게 9일 크리스티 경매에 나오는 이우환 씨 작품은 1979년작 ‘선으로부터’(129×193㎝)로 자신의 최고 낙찰가를 경신할지 주목된다. 추정가는 150만~200만달러(17억~22억원)다. 이씨 작품의 최고가 낙찰은 1978년작 ‘점으로부터’(161.9×130.2㎝)로, 2007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94만4000달러(18억원)에 판매됐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세계 최대 미술시장인 뉴욕에 이달 각국의 슈퍼 리치들이 모여 응찰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미국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고소득층 및 중산층이 고가 그림 투자를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