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연예인들 '지나친' 선정성 투표 독려, 누리꾼들 눈살찌푸려
유명 연예인들의 지나치게 적극적인 투표 독려가 인터넷상에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팝 아티스트 낸시랭, 개그우먼 곽현화(사진), 연극배우 엄다혜 등이 주인공이다.

낸시랭은 총선을 하루 앞둔 10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하얀색 비키니 차림에 빨강 하이힐을 신고 '앙'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이번 선거가 국민이 주인임을 알리는 멋진 축제가 되길 바란다" 며 이번 퍼포먼스를 '4·11 총선 투표 독려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그는 같은 차림으로 서울 국회의사당과 광화문 광장, 홍익대학교 앞 거리를 활보하다 경찰의 제재를 받았다.

개그우먼 곽현화는 지난 8일 자신의 미투데이에 '우리가 대한민국의 주인이다! 투표로 보여줍시다!'라고 적힌 종이 한장을 들고 상반신을 노출한 듯한 사진을 게재했다.

연극 '교수와 여제자2'에 출연 중인 연극배우 엄다혜는 "투표율 70%가 넘으면 전라로 관객들과 기념촬영을 하겠다"고 발언했다.

인터넷에는 '시대의 흐름에 맞는 센스있는 공약', '의미있는 노출', '젊은 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획기적 발상' 등의 긍정적 반응도 있지만 불쾌함을 드러내는 누리꾼들의 반응도 많다.

누리꾼들은 '대체 무엇을 위한 노출인가', '의미없는 공약 따위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다', '이 기회에 잘됐다 싶어 이슈 좀 되보려는 건가', '너도나도 말도 안되는 공약을 걸어대니 더 투표하기 싫다'는 등 비판 글을 쏟아내고 있다. 여성의 몸을 도구화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내는 반응도 있다.

연예인들이 깜짝노출을 통한 투표 독려 이벤트를 벌이는 것은 야권 성향 유명 인사들과 정치인들이 내놓은 이색 공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는 10일 유투브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미니 스커트를 입고 율동하면서 노래하겠다"고 밝혔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강남 을)는 꽁지머리에 빨간염색 공약을 내놨고, 정세균 후보(종로)는 노랑머리로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보라색 머리로 염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뽀글이 파마를 공약으로 걸었다.

연예인들과 정치인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는 2~30대 젊은 세대를 투표장으로 이끌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젊은 세대 유권자들이 투표를 많이 해야 야권에 유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효리, 김미화, 김제동, 양준혁, 케이윌 등의 연예인들은 오전 일찍 투표인증샷을 올리며 지속적으로 투표독려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의 향배를 가늠할 투표율 기준을 55%로 보고있다. 투표율이 55%를 넘으면 민주통합당 등 야당에, 그 이하면 새누리당에 유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11일 오전 11시 현재 투표율은 19.6%다.

한경닷컴 김소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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