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와 차세대 저장장치로 손꼽히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가격차가 크게 좁혀지고 있다. 최근 1년 새 SSD 가격은 10만원가량 떨어진 반면 HDD 가격은 2배 이상 올랐다.

8일 가격비교업체 다나와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WD)의 HDD 모델인 ‘WD5000AAKS(500GB)’의 4월 평균 가격은 11만1111원(최저가 기준)으로, 지난해 3월(7만477원)보다 57.6% 올랐다. 시게이트의 ‘ST31000528AS(1TB)’ 가격도 11만7400원으로, 지난해 4월(6만7208원)에 비해 74.6% 급등했다.

반면 SSD 가격은 꾸준한 하락세다. 삼성 ‘S470시리즈(128GB)’는 지난해 3월 32만866원에 거래됐지만, 올 4월 평균가격은 21만6667원까지 떨어졌다.

HDD 가격이 크게 오른 이유는 세계 HDD 생산량의 40%를 만드는 태국의 홍수 사태 때문이다. 최현준 다나와 마케팅팀 과장은 “지난해 홍수로 침수됐던 태국 HDD 공장들이 최근 대부분 정상 가동에 들어갔지만 한국에 제품을 공급하기까지 기간이 있기 때문에 폭등한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등 SSD 업체들은 HDD의 대체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인텔 외에 하이닉스반도체 도시바 등이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공급량이 늘어난 것도 가격 하락의 요인이 됐다. 이에 따라 HDD와 SSD 가격 차는 10만원대로 준 상태다. 1년 전까지만 해도 격차는 20만~30만원대에 달했다.

하지만 저장장치의 ‘세대교체’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다나와 관계자는 “5~6월 대작 게임 출시를 앞두고 HDD 가격이 계속 고공행진을 한다면 수요가 SSD로 쏠리겠지만 그 전에 HDD 수급이 정상화돼 가격이 빠르게 안정화된다면 소비자들은 HDD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