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시장에도 봄날이 올까. 지난달 런던 미술품 경매시장에 7000억원이 몰린 가운데 국내 시장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메이저 경매가 잇따라 열린다. 서울옥션(20일)과 K옥션(21일)의 봄철 경매에 국내외 인기 작가의 작품과 고서화 등 320점(추정가 총액 165억원)이 출품된다. 서울옥션은 국내 근·현대미술과 고미술품, K옥션은 해외 미술품과 조각품에 초점을 맞췄다.

○박수근과 구사마 한·일 대결

유명화가 작품 320점 경매…'월척' 낚아볼까
서울옥션과 K옥션은 한국의 국민화가 박수근과 일본 화가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전략 상품으로 내건다.

서울옥션은 서울 평창동 옥션하우스 경매장에 박수근의 ‘노상의 여인들’(추정가 5억~8억원)과 ‘모자와 두 여인’(5억~7억원)을 출품한다. 이에 맞서 K옥션 서울 강남구 신사동 경매장에 구사마의 1000호짜리 대작 ‘인피니티 스타즈’를 내놓는다. 그의 대표작 ‘인피니티 넷’ 시리즈를 변형한 작품으로 추정가는 12억~15억원이다.



○쩡판즈의 ‘초상’ 10억~15억원

서울옥션은 근·현대 ‘블루칩’ 작가에 무게를 실었다. 미술시장의 ‘황제주’ 김환기 작품으로는 추상화 ‘무제’(4억~5억원)를 비롯해 점화 ‘19-Ⅷ-69#107Ⅰ’(3억~4억원), ‘날으는 새’(1억~1억5000만원), 드로잉 8점 세트(1억3000만~1억8000만원) 등을 경매에 부친다.

유명화가 작품 320점 경매…'월척' 낚아볼까
국제 화단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이우환의 회화 ‘바람과 함께’(2억5000만~3억5000만원), 프랑스 유학파 1호 작가 남관의 ‘삐에로’(1억5000만~1억8000만원), 색면추상화가 유영국의 ‘작품’(1억8000만~3억원) 등도 점당 1억~2억원대에 출품한다.

예금보험공사가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으로부터 압류한 미술품 4점(고영훈 오치균 전병현 김강용의 회화)도 위탁 경매한다.

K옥션은 해외 작가에 역점을 뒀다. 중국 현대미술 대표주자인 쩡판즈의 ‘초상’ 시리즈(10억~15억원)를 비롯해 르누아르의 ‘장미 꽃다발’(5억~5억5000만원), 톰 웨슬만의 ‘뉴 베드룸 블론드 두들’(3억5000만~5억5000만원), 로버트 인디애나의 ‘위더 해즈 피스 곤’(2억~3억원), 앤디 워홀의 ‘커미티 2000’(1억5000만~1억8000만원), 키스 해링의 ‘서클링 도그’(9000만~1억3000만원), 조르주 루오의 ‘예수의 수난’(8500만~1억5000만원) 등이 눈길을 끈다.

○겸재의 ‘황려호’ 4억~5억원

고미술품으로는 관우를 주인공으로 한 대작 ‘관운장도(關雲長圖·추정가 4억5000만~5억5000만원)’, 정선의 ‘황려호(黃驢湖·4억~5억원)’,명성황후 서첩(7000만~1억원), ‘정덕조선신사등성행렬도’(2500만~3500만원)가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된다.

K옥션은 이탈리아 조각 거장 마리노 마리니(1901~1980)의 ‘작은 기수’(2억8000만~5억원), 최종태의 ‘서 있는 사람’(1200만~2500만원) 등 조각 36점을 특별 경매한다.

프리뷰는 서울옥션 평창동 경매장(02-395-0330)에서 19일까지, K옥션 신사동 경매장(02-3479-8888)에서 20일까지 진행된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유럽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런던 경매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국내 미술시장 역시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