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회관서 정책 제안 간담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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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이모 블랙리스트'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일명 블랙아줌마라고 불리는 조선족 이모들의 명단을 공유하는 카페가 있다.

자신의 가정에서 아이들 돌보다 그만둔 '조선족 이모'가 다른 가정에 들어가서 혹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경우 이 사례들을 공유하는 것이다.

최근 맞벌이 가정에서 '조선족 이모(입주가사도우미)'를 고용해 아이의 양육을 맞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

'조선족 이모'는 맞벌이 엄마를 대신해 육아와 가사를 담당하는 조선족 여성을 지칭하는 신조어로써 이들은 대체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고용인 가정에서 24시간 함께 생활하고 주말에 휴무하는 '입주형 도우미'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다보니 미치는 영향또한 지대하다.

'조선족 이모' 사이에서도 일명 '능력자'라고 불리는 부류는 심지어 아이에게 중국어를 가르쳐 중국으로 유학을 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흔치않다.

많은 가정에서 '조선족 이모'들의 급여담합, 비위생적인 관리, 신원 불안 등으로 불안을 느끼고 있지만 공공보육의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정책적으로는 뾰죡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오죽했으면 워킹맘들 사이에서 '블랙리스트'까지 떠돌아다니게 됐을까.

정부 차원의 대책 부재 등으로 인해 조선족 이모를 고용하고 있는 많은 워킹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때 인터넷 상에서는 ‘한 조선족 이모가 아이를 데리고 중국으로 가버렸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적이 있다. 엄마들 사이에 극도의 불안감을 조성했던 이 소문의 실체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그만큼 '조선족 이모'에 대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불안감이 극도로 높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조선족 이모가 키우던 아이데리고 중국으로 가버렸다고?'
한국워킹맘연구소(소장 이수연) 주최로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입주 가사 도우미 정책 제안 간담회’에는 실제 조선족 도우미를 고용하고 있는 워킹맘 3인이 참석해 실제 사례를 발표했다.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워킹맘 A씨는 10세, 6세 남자형제를 두고 있다.

첫째 아이 낳고 친정 시댁을 오가며 아이보육을 맡기다 결국 '조선족 이모' 고용을 시작한 남 씨는 7년간 6명의 도우미를 고용했다고 밝혔다.

처음 고용한 '조선족 이모'는 3개월만에 그만뒀다. 대체로 고용된 조선족들이 그만둘 때 ‘중국에 있는 남편이 위독하다’는 이유를 댄다.

다음 '조선족 이모'는 '체류기간이 몇 개월만 남았다고 말하면 취업을 못할까바 속였다. 미안하다’면서 7개월만에 중국으로 떠나버렸다.

또 한 조선족은 집을 깨끗이 정돈해놔서 너무 고마웠는데 어느날 우연히 나가는 가방속에서 집안 물건을 몰래 가져나가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같이 여러번 조선족 도우미를 고용하느라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A씨는 경력이 확인될 수 있도록 국가기관을 통해 등록이 되는 정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다른 워킹맘 B씨는 “요즘 워킹맘들이 꼽는 오복중의 하나인 아줌마 복을 타고났다’면서 “보통 조선족 이모를 고용할때는 10명의 면접을 보게되는데 다행히 좋은 분을 만났다”면서 "그래도 여러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조선족 이모들'은 대부분 놀이터 등에서 정보공유를 하며 ‘누구 집은 명절에 얼마를 준다더라’ ‘어디는 주 1회 휴가를 준다더라’하며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많다.

아이를 둔 엄마 입장에서는 주양육자가 바뀌게 되는 것에 대한 아이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미안하고 내가 직접 아이를 못키워주는게 미안한 마음에 ‘울며 겨자먹기’로 '조선족 이모'의 요구에 끌려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11살과 27개월 딸을 둔 워킹맘 C씨는 “아이 100일무렵 보육포털을 통해 어린이집에 신청했지만 27개월이 되도록 수백명의 대기자가 있어 중국 도우미를 쓸 수 밖에 없었다”면서 "정규 어린이집 시설만 이용하기에는 회사 야근도 많고 주말근무도 많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고충을 밝혔다.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겨도 우리 아이만 늦게까지 놔둘 경우 그 눈치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현금으로 매달 나가는 지출에 대한 세액 공제 등의 혜택도 주어져야 한다고 건의했다.

‘조선족 이모 고용의 어려움’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손여경 교수(열린사이버대학교),이송이 교수(동국대학교)는 자료조사를 하면서 어떤 구체적인 '조선족 이모'에 대한 통계도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엄마들 카페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던 어려움을 토로했다.

민주통합당 정춘생 국장은 “워킹맘 정책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책상에서 나온 정책이 워킹맘에게 전달이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당 정책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아이가 어릴때는 가정내 보육을 원하고 있다”면서 “인력 양성에 대한 관련 법 정책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워킹맘의 의견이 제대로 전달이 안되는 이유는 워킹맘이 특정 단체가 아니기 때문이라면서 가능한한 민간에 맡기지 말고 사회적 기업의 형태로 고용계약을 맺는 식으로 발전시켜 나야갸 한다고 말했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직장을 그만두는 엄마들도 많은데 어린이집때는 종일 봐주지만 오히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2시전에 하교해 갈 곳이 없는 아이들 때문이다라면서에 방과후교실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신미경 수석전문위원은 “당내 정책수립시 저소득층 교육 문제 먼저 다루다 보니 공론화되지 않았다”면서 “아이돌보미 등도 소득공제가 되지 않고 있는데 비용문제 때문에 해결이 안되고 있어 고민중이다”고 말했다.

국가가 보육에 책임지는 여러 공약을 내세워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장경화 국장은 분과 소속 의원들을 쫓아다니면서 정책을 요구하고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워킹맘들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족 이모'를 고용할 때 가사도우미+베이비 시터라고 생각하지말고 가사일은 분리해 해결해야한다 아이 키우는 문제에 집중해서 정책을 목소리 높여 요구하라고 조언했다.

저소득층도 많은데 가사도우미에 대해서까지 소득공제를 해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 강은희 국장은 “보육의 문제는 공공성 위주로 가면서 야근이나 주말근무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한데 그런 근무조건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사회서비스 쪽에서 해결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조선족 도우미는 취업비자 등 여러 현안이 걸쳐있기 때문에 사회서비스와 연동시켜 신분 불안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조주은 입법조사관은 육아 카페에 고민을 토로하는 사람들은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객관성을 가지고 정책입법을 요구하는게 선행돼야 하며 개별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이주노동자들의 문제도 엮여있어 해결이 안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일·가정 양립을 위한 사회적 요구가 늘어나면서 정부차원에서도 공공성 위주의 보육이 최근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와 더불어 '조선족 이모'의 채용과 관련해 여러 문제가 생기는 것에 대해서도 단순히 개인 가정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정부차원에서 실태를 파악하고 관리하는 정책이 세워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