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ㆍ의사는 '전쟁 중'
의료계의 양대 축인 의사와 약사들이 전쟁을 벌이고 있다.

대한약사회(회장 김구)는 8일 전국 6만여 약사 회원을 활용해 일선 병·의원의 불법 의료행위를 조사하고 적발시 검찰·경찰 등 관계당국에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약사회가 밝힌 병·의원의 불법 의료행위는 의사가 아닌 간호사가 처방전을 써주거나(의료법 위반), 같은 달에 두 번 진료를 왔을 경우 재진이 아닌 초진으로 진료비를 과다 청구하고 가족이 처방전 등을 대신 받으러 병원에 왔을 때 대리진료비를 절반이 아닌 모두 청구하는(국민건강보험법 위반) 등의 행위다.

약사회 관계자는 “전의총(전국의사총연합)이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서울 대전 구미 부산 등 127곳의 약국을 몰래 조사해 검찰에 고발하는 등 의료계의 도의를 넘어서고 있어 이에 대해 정면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의총(대표 노환규)은 지난해 말부터 전국 일선 약국을 일제 조사하면서 약사가 아닌 카운터 직원이 약을 판매하는 등의 위반 행위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검찰에 고발했다. 전의총 측은 “약국의 불법 행위를 점검하기 위한 상설기구를 조만간 발족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사·약사 간 갈등이 의약분업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는 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전쟁’, ‘의·약 전면전’이라는 살벌한 말이 나온다. 선전포고는 의사들이 먼저 했다. 전의총은 작년부터 전국 일선 약국의 불법 행위를 조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일반약의 슈퍼 판매에 대해서도 조건없이 수용하라고 약사회를 압박했다. 최근엔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 한의사회를 고발하기도 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