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 회장 "빠르게, 다르게, 바르게"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조직 혁신 방안으로 세 가지 ‘LG 웨이’를 제시했다. 시장을 빠르게 선도하고 경쟁자와 다르게 압도하면서도 조직은 바르게 유도하라고 주문했다.

구 회장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 임원세미나’와 7일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에서 이어진 ‘LG 연구개발 성과보고회’에 참석해 “시장 선도 기업이 되기 위해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빠르게, 다르게, 바르게 나아가자”고 말했다.

그는 “이제 시장 선도는 기업 생존의 필수조건이 됐다”며 “차별화한 제품을 한발 앞서 내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속도전을 강조했다. 이어 “기반 기술을 확보하려면 과감한 선행 투자가 있어야 한다”며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로 구현될 핵심 제품과 원천기술 개발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부문을 꼽았다. 구 회장은 올 하반기 출시하는 LG전자의 55인치 OLED TV를 살펴본 뒤 “시장 선도를 위해 출시 시기를 더 앞당겨 달라”고 당부했다. LG디스플레이가 내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휘는 모바일용 OLED 패널을 가리키며 “연구·개발 속도를 높여 계획보다 일찍 상용화할 것”을 주문했다.

OLED 속도전에서 삼성에 결코 밀리지 말라는 뜻이라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삼성은 7월에 열리는 런던올림픽 이전에 OLED TV를 내놓고 연내 휘는 OLED를 선보일 예정이다.

구 회장은 경쟁자와 다른 차별성도 강조했다. 그는 “시장 선도 기업이 되려면 남보다 먼저 고민하고 우리만의 방식을 찾아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해 폭넓게 씨를 뿌리고 한번 시작한 일에 대해서는 열매를 맺을 때까지 집요하게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옵티머스 LTE 등 스마트폰과 관련, “속도와 기능뿐 아니라 고객이 봤을 때 직관적으로 ‘아 저거다’ 할 수 있도록 디자인 경쟁력을 더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차별화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개방성을 들었다. 그는 “새로운 시각과 자극에 늘 열린 자세로 임하고 외부와의 협력에도 적극 나설 것”을 강조했다.

지론인 정도 경영 주문도 빠뜨리지 않았다. 구 회장은 “앞서 가려면 더욱 바르게 가야 함을 명심하고 우리의 행동 방식인 정도 경영은 좀 더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지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23회째를 맞은 LG 연구개발 성과보고회는 올해 내놓을 신제품과 미래 성장동력인 차세대 기술을 선보이는 행사다. 구 회장을 비롯해 강유식 LG 부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등 140여명의 경영진이 참석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