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미래 심포지엄] 美서 화력발전으로 年2만명 사망
뉴요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유명 언론사에서 기자로 일했던 기네스 크레이븐스는 한때 반(反)원전 활동가였다. 원자력발전은 안전성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서였다.

하지만 그는 지금 열렬한 원전 옹호자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뉴멕시코주에 있는 핵실험 연구소인 샌디아국립연구소에서 일하는 친구(리처드 앤더스 연구원)와 격렬한 논쟁을 벌인 끝에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화력발전으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갔을 때 생기는 기후변화와 자연재해가 원자력보다 훨씬 크고, 원전 사고율이 다른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것보다 낮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저서 ‘지구를 구할 힘:원자력 에너지의 진실’은 요즘 원전 지지자들의 논리적 근거 자료로 자주 활용되고 있다.

에너지 미래 심포지엄에 참석한 그는 “미국에서 화력발전소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심장·폐 질환 때문에 죽는 사람들이 연간 2만명”이라며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능은 극히 소량이며 우리는 일상생활에서도 여러 가지 경로로 방사능에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원자력발전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인재(人災)였다고 주장했다. 원전은 각종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예비 에너지발전시설을 안전한 곳에 둬야 하는데, 후쿠시마 원전은 이 예비시설을 원전과 바다 사이에 설치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진에 이어 쓰나미가 몰려왔을 때 예비시설이 먼저 파괴돼 냉각수 공급이 끊겼다고 지적했다.

크레이븐스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2001년 9·11 테러 이후 원전을 테러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예방장치를 마련하는 데 적극 나선 것처럼 일본도 지진 등에 대비할 수 있는 예방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 원전 비용에 대해 “건설 초기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생산단가가 낮기 때문에 효율적”이라며 “원전 폐기물도 재활용할 수 있고 고장률도 낮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기공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