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길고 굴곡진 길에서 희망찾기
[이 아침의 풍경] 길고 굴곡진 길에서 희망찾기
1969년 1월 말 네 명의 비틀스 멤버들이 런던의 애플 레코드 스튜디오에 모였다. ‘렛 잇 비’를 비롯한 명곡들이 이때 녹음됐다. 리드보컬을 맡은 폴 메카트니에게 있어 가장 의미 있는 곡은 ‘길고 굴곡진 길(The Long and Winding Road)’이었다. 그룹의 활동방향을 놓고 늘 자신과 반목했던 존 레넌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달라는 메시지를 넌지시 담은 것이었다.

그는 “당신은 나를 여기 길고 굴곡진 길 위에 서있게 만들었죠. 나를 더 이상 여기서 기다리게 하지 마오. (제발) 나를 당신의 문 앞으로 이끌어주오”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감정적 골은 너무 깊게 패여 있었다. 메카트니도 이런 호소가 레넌의 마음을 움직이리라 기대하지 않았다. 그는 그 지루한 길이 곧 끝나리라는 것을 예견하고 있었다. 1년 후 비틀스는 해산했고 그는 새 그룹 ‘윙스’를 결성, 자신만의 길로 나아간다.

독일 남부 비센호펜의 길고 굴곡진 길을 걷고 있는 한 여인도 메카트니와 같은 마음일까. 축 처진 그의 어깨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의 고단함을 말해 주지만 그의 발걸음은 의외로 경쾌하다. 굳이 조바심을 낼 필요도 없다. 콧노래를 부르며 미래를 설계하다 보면 그 길은 어느새 희망의 길이 된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