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도체장비 업체 몰려온다
일본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다. 세계 3위 D램 업체인 엘피다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등 일본 반도체 기업들이 무너지는 반면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은 투자를 늘린 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일본 기가포톤은 4월1일 한국법인을 경기도 용인에 설립하기로 하고 직원을 뽑고 있다. 고마쓰와 우시오가 합작한 이 회사는 그동안 한국에서 우시오코리아 내 사업부로 운영돼 왔으나 올해부터 법인을 독립시켜 판매를 확대하고 유지·보수도 강화할 계획이다. 기가포톤은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새기는 노광공정용 엑시머레이저를 만들고 있다. 세계 시장을 미국 사이머와 양분하고 있다.

세계 최대 메모리칩 테스트 업체인 일본 어드밴테스트는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온칩(SoC) 테스트핸들러 사업부 전체를 올 10월까지 한국 자회사인 어드밴테스트코리아로 이전한다. 이를 위해 400억원을 투자해 천안에 공장을 짓고 있다. 한철희 어드밴테스트코리아 대표는 “한국 시장의 규모가 커진 데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이 지속적으로 국산화를 요청해온 것이 생산기지 이전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도쿄일렉트론 국내 법인인 도쿄일렉트론코리아도 4월 경기 화성에 ‘프로세서 기술센터’를 세운다. 600억원가량을 투입한 이 기술센터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고객사의 신공정 개발 일정에 맞춰 다양한 공정 개발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히타치국제전기는 2010년 10월 국제엘렉트릭 지분 51%를 취득해 최대주주가 됐다. 반도체용 산화막 형성장비 업체인 국제엘렉트릭은 지난해 10월 공장을 증설했다.

일본 장비업체가 몰려오는 것은 국내 반도체 장비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15조원, 하이닉스 4조2000억원 등 올해 국내 반도체 투자는 20조원에 이른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는 올해 한국 반도체 장비 시장 규모가 86억달러로 미국 대만 일본 등을 제치고 세계 최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