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광기연 "후육관 설비 해외서 러브콜"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 올해를 ‘수출 원년'으로 삼을 계획입니다.” 후육관(초대형 파이프) 제조설비 전문업체인 서광기연의 이계봉 대표(사진)는 13일 “후육관 공정제조 일관설비에 대한 국산화가 마무리돼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2005년부터 개발에 들어간 후육관 공정제조 일관설비 기술을 지난해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확보했다. 후육관 생산공정은 플랜트 개선 가공, 끝단밴딩, 본밴딩, 가용접, 본용접, 교정작업, 끝단가공, 수압테스트, 비파괴검사 등 12개 공정 가운데 8종의 장비를 자체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 4개 공정의 장비를 추가로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것.

후육관은 두께 10~60㎜, 길이 18m, 직경 1600㎜, 무게 20에 달하는 강관으로 주로 대륙과 바다를 건너는 송유관, 석유 및 가스를 뽑는 시추관, 대형건축물의 기둥 등으로 쓰인다.

현재 국내 후육관 생산업체는 세아제강, 마주제강, 스틸플라워 등 10여곳에 이르지만 후육관 제조설비와 관련해 전체 공정의 설비기계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는 서광기연이 유일하다.

서광기연이 설비를 국산화하기 전까지 국내 후육관 제조업체들은 주로 유럽에서 수입해왔다. 하지만 동일한 크기의 후육관을 대량생산하는 설비여서 다품종소량생산에 치중하는 국내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대표는 “다품종소량생산이 가능한 제조설비를 개발해 7~8개 국내 후육관생산업체에 납품하면서 수입대체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1년에서 1년6개월 이상이 걸리던 납기도 5~10개월로 단축시켰다. 가격도 유럽 제품에 비해 절반에서 3분의 1 수준에 불과, 가격경쟁력도 확보했다. 이 대표는 “시간당 생산량이 기존 제품에 비해 2~3배가량 빨라 국내 후육관 제조업체들의 국제경쟁력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술력이 해외로 알려지면서 2010년 중동, 지난해 러시아 등에서 수출계약이 체결되는 성과를 거뒀다.

서광기연은 해외업체의 주문을 기다리지 않고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외전시회 참가, 인터넷 사이트 개설 등을 통해 해외마케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신흥개발국인 남미시장에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브라질의 경우 철강석이 좋아 고급 후육관 생산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해=강종효 기자 k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