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과 분쟁 중인 미국의 ‘제로잉(zeroing)’ 덤핑마진율 산정 방식이 개정되거나 폐기될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6일(현지시간) “오늘 스위스 제네바에서 일본, 유럽연합(EU) 측과 함께 오랜 제로잉 분쟁을 끝내는 협약서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은 일본, EU와 9년간 끌어온 ‘제로잉 분쟁’을 마무리지었다. 미국은 즉각 제로잉 관행을 중단하며, 대신 일본과 EU는 이와 관련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중단키로 한 것이다.

제로잉은 전 세계에서 미국만 사용하는 관행이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의 덤핑마진율을 실제보다 부풀려 수출 국가가 불리해진다. 이 때문에 일본, EU 등 여러 국가들이 WTO에 제소했다. 한국도 2009년 11월 스테인리스 철강제품과 다이아몬드 절삭공구 등에, 지난해에는 철강 판재류 수출품에 적용되던 제로잉이 불합리하다고 WTO에 제소했다.

주미 한국대사관 측은 “이르면 다음주 중 미국 상무부가 제로잉 관행의 개선이나 폐기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커크 대표가 이날 “제로잉이 WTO 규정에 부합한다는 점을 관철시키려는 협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제로잉 폐기보다는 개선이 예상되기도 한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 제로잉

zeroing. 덤핑마진율을 계산하는 방식으로 미국만 사용하고 있다.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낮으면 그 차이를 그대로 인정하지만,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높으면 마이너스로 마진을 매기지 않고 제로(0)로 계산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