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OLED 만드는 신기술 나왔다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대형화할 수 있는 핵심 기반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서울대 학내 벤처기업 네오폴리(대표 주승기 재료공학과 교수·사진)는 OLED의 대형화에 최적화된 ‘금속유도 측면 결정화(MILC·밀크)’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발표했다.

OLED는 전압으로 구동하는 방식으로 LCD(액정표시장치)와 달리 전자의 이동속도가 중요하다. 이동속도를 높이려면 원자 배열이 규칙적이지 않은 비정질 상태의 실리콘을 다결정 실리콘으로 결정화하는 ‘저온폴리실리콘(LTPS)’ 기술이 필수적이다.

현재 상용화된 LTPS 기술은 레이저를 활용하는데 이는 대형 유리기판에 적용할 경우 결정의 균일도가 낮고 표면이 거칠어 OLED 대형화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네오폴리가 개발한 밀크 기술은 레이저 대신 열 처리 장비인 퍼니스를 활용해 유리기판에 얇은 실리콘 박막을 입히고 그 위에 니켈 금속막을 덧씌운 후 섭씨 500도로 한 시간 동안 가열해 결정화하는 방식이다. 고가의 레이저 장비가 필요 없어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는 데다 균일도가 높고 표면이 고르기 때문에 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주승기 교수는 “레이저는 유리기판 전체를 먼저 결정화하기 때문에 대면적에 적용하면 불균일성, 거친 표면 등 결함이 발생하기 쉽다”며 “밀크는 비정질 박막트랜지스터(TFT)를 만든 후 중요한 부분만 결정화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밀크는 LCD 성능을 개선하는 데도 적용할 수 있어 LCD와 OLED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주 교수는 1992년 ‘금속유도 측면 결정화’ 현상을 최초로 발견했고 1995년 ‘밀크’라는 이름으로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에 발표했다. 이후 20년간 밀크 기술 개선에 나서 100여개의 관련 특허를 등록 및 출원했다.

그는 “밀크는 공정 단순화를 통해 투자비를 절감하면서도 생산성은 높일 수 있는 기술”이라며 “아몰레드TV 시대를 여는 데도 밀크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