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피씨 '3·3·3' 위력…특별성과급 2년째 1000%
산업용 플라스틱 제품 생산업체 엔피씨의 최대현 대리(34). 입사 5년차인 그는 설을 앞두고 1000여만원을 특별보너스로 받았다. 근속 연수가 20년 이상되는 부장들은 3000만원이 넘는 목돈을 거머쥐었다. 이들은 이번 설에 두둑한 부모님 선물을 준비할 예정이다.

경기도 군포의 엔피씨(대표 박두식·63)의 모든 직원들은 작년 말 1054%의 특별보너스를 받았다. 이번 설을 전후해 추가로 36%를 더 받게 된다. 모두 1090%를 받는 셈이다. 1인당 평균 2700여만원에 이른다. 평소에 받는 월급과 정기상여금 600%와는 별개다. 이들은 2010년 말에도 936%의 특별 보너스를 받았다.

직원들이 2년 연속 ‘보너스 대박’을 터뜨린 비결은 뭘까. 이유는 간단하다. 노사가 합심해 알토란 같은 경영성과를 일궈낸 덕분이다. 종업원 190명이 가꾼 지난해 매출은 2480억원. 2010년보다 17.5% 늘어난 것이다.

국내외 경영여건이 어려운데도 두 자릿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운반용기인 팰릿과 컨테이너 박스를 만드는 업체다. 1965년 창업 당시엔 내쇼날푸라스틱이라는 상호로 바가지 등 생활용품을 만들었으나 요즘은 산업용 플라스틱 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경기가 나빠도 산업현장의 필수품이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한 데다 종업원들이 한마음이 돼 영업에 적극 나서 매출이 늘어난 것이다.

종업원들이 스스로 뛸 수 있도록 만든 바탕에는 박 대표가 주창한 ‘3·3·3 경영’이 있다. 이익이 날 경우 종업원·회사·주주가 3분의 1씩 나누는 것을 말한다. ‘더불어 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가 ‘3·3·3 경영’을 주창하자 종업원들은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종업원들을 설득했고 매년 한 걸음씩 실천해 나갔다. 경영실적도 매월 투명하게 공개했다.

이를 통해 종업원들은 각자에게 돌아올 몫을 계산할 수 있다. 예컨대 11월 말까지 누적이익이 180억원이면 종업원 몫은 3분의 1인 60억원이고, 이를 190명으로 나누면 1인당 평균 3000여만원의 특별성과급이 돌아온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3·3·3 경영’이 궤도에 오르자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가 사라졌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일하고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주주들로서도 매출과 이익이 꾸준히 증가하니 나쁠 게 없다. 박 대표는 2003년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한 뒤 8년 새 매출을 네 배로 키웠다.

박 대표는 해마다 ‘올해의 한자’를 선정해 벽에 붙여둔다. 2010년에는 품격 있게 생활하자는 의미에서 ‘격(格)’을, 작년에는 실력을 기르자는 의미의 ‘숙(熟)’을 각각 선정했다. 올해는 창이라는 의미의 ‘모(矛)’다. 그는 “실력을 바탕으로 어려운 경영여건을 뚫고 나가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군포=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