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이끄는 북한에 쿠테타 일어난다고?
김정일 사망 전 그의 사후 이야기를 다뤄 화제를 모은 웹툰 ‘스틸 레인’이 만화책(상권·네오카툰 펴냄)으로 묶여 나왔다.

지난해 5월부터 인터넷 포털 다음에서 연재한 ‘스틸 레인’은 2013년 김정일이 사망하고 북한에서 쿠데타가 발발한다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그렸다. 청와대 행정관 박재익이 김정일 사후 남북 간 ‘원치 않는’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막으려 고군분투한다는 줄거리. 스틸 레인은 넓은 지역을 폭격해 순식간에 초토화하는 데 쓰이는 다연장로켓포를 뜻한다.

지난 5일 연재를 끝낸 이 작품은 김정일의 사망 예측은 물론 사후 발생하는 북한 내부의 균열과 남북 긴장, 주변 열강의 대립 등을 설득력 있게 담아내 인기를 모았다. 회당 150만건 안팎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김정일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지난해 12월19일에는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조회수가 1000만건에 달했다.

로커스 기획창작본부 이사인 양우석 씨(43)가 글을 썼고, 만화가 김태건 씨(38)가 그림을 그렸다. ‘로보트 태권브이’에서도 공동작업을 한 두 사람은 “웹툰 독자들이 남북문제와 통일문제를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스틸 레인’과 같은 시도가 계속 이어진다면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발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10년 전부터 자료를 수집하며 작품을 구상했다는 양씨는 “통일비용이 많이 든다는 주장이 있는데, 통일로 얻는 이익도 분명히 있고 전쟁비용을 고려하면 이익이 훨씬 클 것”이라며 “현재의 편안함을 지키며 섬나라로 남을 것인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대륙국가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우회적으로 던지고 싶었다”고 했다.

김씨는 “웹툰의 조회 수가 많은 것을 보면서 젊은층도 남북문제나 통일에 대해 관심이 높다는 것을 체감했다”며 “젊은 사람들이 취업이나 공부 등 현실적인 문제로 바쁘지만 남북문제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