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풍수지리설은 中 황토 '굴집' 서 기원
풍수사상은 현대에 와서도 우리 삶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주택 입지나 조상의 묏자리를 정할 때 좋은 자리, 좋은 땅을 찾기 위해 애쓴다. 기업 사옥이나 행정 관청을 지을 때 지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어색한 일이 아니다. 《땅의 마음》(사이언스북스, 2만원)은 풍수 사상의 기원과 발전 양상, 풍수에 담긴 생태학적 의미를 살펴본 연구서다. 저자는 문화지리학자인 윤홍기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교수. 그는 풍수지리설이 중국 황토 고원 지대에 굴을 파 만든 집인 ‘굴집’에서 기원했으며 점차 다른 지역으로 확산했다고 분석한다. 저자가 풍수사상을 이해하는 핵심 개념은 ‘땅을 보는 마음 틀’이라는 뜻의 ‘지오멘털리티’(geomentality)’다.

그는 “한국인이 산야를 보고 평가하는 지오멘털리티에는 풍수사상이 깊게 자리하고 있다”며 “이런 사실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한국의 문화지리현상이나 전통 생태현상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풍수사상이 한국인의 지오멘털리티에 미친 영향의 증거로 고산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꼽는다. 산맥을 풍수의 용맥과 비슷하게 표현한 것이나 도시 취락 주위를 지나치게 과장해 풍수적으로 명당인 초승달이나 삼태기 모양의 지형으로 표현한 것이 증거라는 것이다.

그는 이 책에서 풍수지리설이 한반도에 유입된 시기는 기존에 알려진 8세기보다 다소 앞선 7세기라는 주장도 편다. 백제인이 풍수설을 바탕으로 만든 것으로 전해진 일본의 정원 유적 등을 7세기 유입설의 근거로 든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