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차고 유익한 정보만을 전달해 준다는 파워블로거.

그들의 말은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걸까.

100% 믿지 마세요 '전 협찬받는 파워블로거니까요'
유명 파워블로거들이 기업과 연계해 공동구매로 수익을 올리는 과정에서 각종 폐해가 늘고 있다. 판매 수수료를 목적으로 제품 홍보에 나서다 보니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제품을 추천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파워블로거 '베비로즈' H씨는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제품으로 공동구매를 진행해 논란에 휩싸였다. H씨는 지난해 9월부터 10개월 간 "과일과 야채 등을 오존으로 살균세척하면 좋다"며 ㈜로러스생활건강(이하 로러스)의 오존살균세척기 '깨끄미'의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이 제품은 36만 원 상당의 고가였으나 H씨는 약 3000대의 판매를 성사시켰다. H씨는 제품 1대 당 7만 원의 판매 수수료를 매겨 로러스로부터 총 2억1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은 해당 제품을 구입한 주부들이 제품 사용 후 두통과 구토 증상 등을 호소하면서 시작됐다. 제품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급기야 한국소비자원이 해당 제품의 오존 농도가 통상의 기준을 0.1ppm 초과한다며 자발적 리콜을 권고해 주부들의 환불 요청이 빗발쳤다.

이같은 피해가 발생하자 공정위가 인터넷에서 공동구매를 알선하면서 업체부터 대가를 받은 사실을 숨긴 파워블로거들에게 제재를 가했다.

지난달 13일 공정위는 "문성실 등 유명 파워블로거 4명이 특정 제품의 사용 후기를 올리고 공동 구매를 알선하면서 업체로부터 그 대가를 받았는데도 이를 알리지 않아 500만원씩 총 2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과태료를 부과받은 파워블로거는 문성실(문성실의 이야기가 있는 밥상), 베비로즈(베비로즈의 작은부엌), 오한나(마이드림의 행복한 요리), 이혜영(요안나의 행복이 팍팍) 등 4명이다.

4개 파워블로거가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받은 수수료 수입은 문성실(8억 8050만원), 베비로즈(7억 6556만원), 오한나(1억 3687만원), 이혜영(5517만원) 등이다.

한편 사안이 비교적 가벼워 이번 과태료 부과 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조미연(통방구리의 달콤한 세상), 이재건(맛있는 남자 이야기 by 미상유), 박효선(그녀가 머무는 곳) 등 3명의 파워 블로거도 업체로부터 대가를 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베비로즈에는 지난 7월 사과의 포스트를 끝으로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 사실상 폐쇄 상태다.

실제 파워블로거들의 파워는 실로 막강하다.

한 파워블로거 A씨의 집에는 택배배달이 하루라도 끊이는 법이 없다.

잠시 외출이라도 하고 오면 집앞에 박스가 여럿 쌓여있기 일쑤.

각종 업체에서 자신들의 상품을 써보라며 요청하는 것이다. 육아용품 후기를 주로 올리는 A씨의 집에는 각종 도서와 장난감, 교육용품 등이 빽빽히 차있다. 맛집으로 추천해달라며 외식업체에서의 콜도 꾸준히 오는 편.

100% 믿지 마세요 '전 협찬받는 파워블로거니까요'
한 화장품 홍보일을 맡고 있는 B씨는 "유명 브랜드 중 일부는 뷰티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뷰티블로거들을 모집하고 리서치나 뷰티 클래스 등을 제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고 밝혔다.

브랜드 광고를 받아 운영되는 일부 뷰티 커뮤니케이션도 많으며 활동을 많이 하는 블로거들을 선별해 뷰티클래스를 연 뒤 약 10만원 상당의 선물을 증정한다.

블로거는 선물로 받은 뷰티제품 포스팅을 통해 솔직하지만 어느정도 사심이 담긴 후기를 남기는 활약을 펼친다.

한 뷰티 파워블로거를 포스트를 예로 블로거들의 속마음 읽는 법을 알아보자.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선물을 받았어요'(이벤트에 당첨됐다는 뜻. 직접 구입하지 않고 협찬을 받았을 확률이 90%)

▷'가격대비 최강의 품질'(저가의 제품을 포장할때 주로 쓰는 말)

▷'초보자들도 쓱쓱 바르기만 하면 돼요'(이말을 곧이 곧대로 믿어선 안된다)

▷'이 부분은 조금 아쉬워요'(많이 부족한 부분을 완곡하게 표현할때 쓰는 말)

한 소비자는 "파워 블로그에서 소개한 고가의 헤어제품이 손상된 머리를 회복시켜 준다고 하길래 샀는데 전혀 효과가 없었다"면서 "나와 비슷한 사례가 많았지만 우리가 스스로 구매한 것이라 피해보상을 받는것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협찬 후기가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가운데 일부 블로거들은 자신의 리뷰가 순수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구매 영수증 인증샷을 첨부하기도 하곤 한다.

블로거의 리뷰를 100% 믿지 말고 꼼꼼히 상품에 대해 알아보고 난 후 구매해야 후회를 줄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한 네티즌은 "블로그가 돈 버는 수단으로 변질돼 씁쓸하다"며 "파워블로거의 지나친 제품 광고나 공동구매에 대해 포털사이트 측의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