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컴즈 등 국내 포털, 세계시장 재도전
국내 포털업체들이 세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성장이 둔화된 국내 포털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기 위해서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등장으로 인한 모바일 혁명이 이들 업체의 세계 시장 진출을 독촉하고 있다.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SK커뮤니케이션즈 모두 한 차례 이상 해외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터라 각오도 남다르다.

◆SK컴즈, ‘글로벌 싸이월드’로 재도전

해외시장 진출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포털업체는 SK컴즈다. 지난달 7일 세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싸이월드(global.cyworld.com)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5년 일본 미국 등 해외 6개국에 진출했다가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철수한 지 6년 만의 재도전이다. 진출 언어권은 영어 중국어 독일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으로 미니홈피, 클럽, 선물가게 등 기존 싸이월드 핵심 서비스를 그대로 제공한다.

글로벌 싸이월드는 기존 싸이월드에 비해 이용자 인터페이스(UI)가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변한 것이 특징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간명한 디자인에 눈이 익은 해외 이용자들을 배려한 것이다.

6년 전 해외 진출 때는 현지에 법인을 세워 국가별로 다른 플랫폼을 제공하는 전략을 내세웠지만 지나친 현지화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세계 이용자를 묶는 방식으로 성공하자 SK컴즈도 이를 따르기로 했다. 이번에는 대륙별 거점에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빌려 쓰고 법인은 설립하지 않는다. 대신 글로벌 콘텐츠 기업과 협력을 강화한다. 최근 터너인터내셔널아시아퍼시픽과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도 이 때문이다.

1차 타깃은 동남아시아 지역의 10~20대 여성이다. 주형철 SK컴즈 사장은 “1촌끼리 사진, 게시물을 찾아 볼 수 있는 ‘소셜 검색’ 등 10여년 동안 진화한 독창적인 서비스가 싸이월드만의 강점”이라며 “자기 표현 욕구가 왕성한 전 세계 10~20대 여성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컴즈는 또한 글로벌 싸이월드를 통해 한국 정보기술(IT) 생태계의 세계화에 앞장선다. 싸이월드의 선물가게 비즈니스 파트너사 140여개, 소셜게임업체 200개, 음악콘텐츠 사업자 150개 등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데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NHN, ‘라인’으로 모바일 사업 강화

NHN은 일본을 거점으로 세계 시장의 영토를 넓히고 있다. 지난 3분기에 국내 매출 4528억원인 반면 해외 매출은 718억원에 불과해 세계 시장 진출은 아직 시작 단계다. 하지만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2%나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NHN은 지난해 중국법인을 정리하고 일본과 미국에서 해외 사업을 주력해 왔다.

특히 NHN 일본지사를 통해 내놓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돋보인다. 5월 초부터 NHN 창업자인 이해진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일본에 거주하며 라인 개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게임으로 해외 진출

다음은 모바일 게임 플랫폼을 통해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 2004년 인수했던 미국 라이코스를 지난해 매각하고 국내 시장에 집중했던 다음이 꺼낸 카드는 ‘게임’이다. 지난달 30일 일본의 모바일게임 업체인 디엔에이(DeNA)와 손잡고 모바일 게임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디엔에이는 일본에서만 3200만명이 이용하는 모바일 게임 플랫폼 ‘모바게’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서 ‘닌자로열’ 등 1500여개가 넘는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