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백과 지갑 등 패션 잡화 분야에서 대표적 국산 브랜드로 돌풍을 일으켰던 ‘쌈지’가 사회적기업 ㈜고마운사람에 의해 ‘슬로우바이쌈지(SLOW by ssamzie)’ 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사회복지법인 열매나눔재단은 SK에너지 및 보건복지가족부와 공동으로 설립한 민간·기업·정부 연계형 사회적기업 ㈜고마운사람이 슬로우바이쌈지 브랜드의 본격 런칭에 나섰다고 1일 발표했다. 외국 브랜드가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패션시장에서 독창적인 디자인과 더불어 실험적인 문화마케팅 전략으로 큰 경제적 성공을 일궈냈을 뿐만 아니라 유망한 신인 예술가들의 작품 활동을 지원하고 친환경 유기농 바른먹거리 제품을 판매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이었던 쌈지의 화려한 명맥을 이제는 사회적기업이 이어가게 됐다는 설명이다.

고마운사람은 북한이탈주민과 저소득 취약계층 등 사회적 희망계층을 고용해 핸드백, 가방, 지갑 등을 생산하는 패션잡화 제조업체로 기업이윤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상생과 나눔의 순환을 지속적으로 실천한다는 방침이다.

고마운사람을 통해 새롭게 고객과 만나는 ‘슬로우바이쌈지’는 ‘롱 라이프 디자인’을 메인 컨셉트로 합리적인 가격대와 실용성에 역점을 둔 것이 특징이며 다양한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을 통해 독창적인 아이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심플하고 절제된 스타일과 함께 환경을 생각하고 자원을 순환할 수 있는 ‘그린(Green) 디자인’을 추구한다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친환경 소재 사용 및 최소한의 공정 과정을 실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문지를 재활용한 배낭이나 깡통 등 폐자재를 활용한 가방 등을 출시하고, 천연 소재 염색으로 아토피 등 피부질환을 예방하는 작업공정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젊고 크리에이티브한 사회적 패션 기업인 리블랭크, 에코파티메아리, 오르그닷, 터치포굿 등과 손잡고 기업 대 기업(Business to Business)간 친환경 협력 상품도 출시할 방침이다.

열매나눔재단에서 현재 위원직을 맡고 있는 천호균 전 쌈지 대표이사는 “그동안 재단이 선보인 민간·기업·정부 연계형 사회적기업은 제조·판로개척 등 분야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사업지원 시스템을 제공해왔다”며 “기존 일자리 늘리기에만 급급해 시설투자 및 연구개발비 지원 등 장기적 운영 방안이 미흡했던 사회적기업 육성 현실에 혁신적인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쌈지는 국산 브랜드로 2000년대 젊은 층의 인기를 얻었으나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지난해 4월 부도 이후 제품 출시 등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