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커리큘럼ㆍ깐깐한 학사관리, 글로벌 100대 MBA 진입 비결"
"지금은 과학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입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나 홍콩 과학기술대(UST)의 경영전문석사(MBA) 과정들이 세계 최고가 된 것도 기술과 경영의 조화를 잘 이뤄냈기 때문이죠.KAIST 경영대학도 본교(대전)가 가진 과학기술 자원들을 잘 활용해 세계 최고가 되겠습니다. "

이병태 KAIST 경영대학장(사진)은 22일 "대전 본교에서 개발되는 기술을 바탕으로 벤처기업을 인큐베이팅하는 사업 모델을 만들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학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 경영대학원에서 석사,미국 텍사스주립대 오스틴캠퍼스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2001년부터 KAIST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으며 지난달 학장에 취임했다.

이 학장은 KAIST 경영대의 강점으로 과학기술 자원 외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1996년 개원)에 바탕을 둔 인재 양성 경험,산업계 변화에 맞춘 다양한 교육과정,엄격한 학사 관리 등을 꼽았다. 그는 "MBA는 교수들 못지않게 강의 외 프로그램 지원 인력의 양과 질이 중요하다"며 "현직 기업 임원들을 활용한 멘토링과 기업체 인턴십 등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을 지원하는 인력이 80여명으로 교수진보다 많은 곳은 KAIST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경영대는 금융 MBA,정보미디어 MBA 등 맞춤형 과정을 갖고 있다. 이 학장은 "산업의 중심이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금융업,헬스케어,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업 위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에 그 변화에 맞는 인재를 길러내는 경영대학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격한 학사 관리에 따른 높은 학업 성취도 역시 강점이다. KAIST MBA는 희망하는 재학생 전원에게 개인 연구실과 기숙사를 제공,'24시간 학습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현재 정원 721명 중 300명 이상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교수들과 상시 교류하고 있다. 이 학장은 "워낙 학습량이 많아 서울에 사는 학생들도 기숙사를 많이 이용한다"며 "KAIST에 가면 공부는 확실히 시킨다는 평가를 받은 덕분에 정원의 40% 이상이 기업에서 학비를 지원받는 학생들"이라고 강조했다.

KAIST MBA는 올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세계 MBA 평가에서 99위를 차지했다. 국내 MBA가 FT 평가에서 100위 안에 든 것은 KAIST가 처음이다. 이 학장은 "국내 MBA들이 외국인 교수 · 학생 비율,해외기업 취업 등 글로벌 요소에서는 밀리지만 교육의 질이나 취업률 등 주요 지표는 해외 유수 MBA와 비교해 손색이 없다"며 "KAIST MBA가 가진 실제 경쟁력은 50위권 이내"라고 강조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