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통령' 인기 덕에 국내 완구시장 '씽씽'
"와~! 뽀로로! 안아 주세요!"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폐막한 '2011 서울 토이 앤 게임쇼' 전시장.인기 캐릭터 '뽀롱뽀롱뽀로로' 인형탈을 쓴 사람이 나타나자 어린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모여들었다. 국산 캐릭터 '로보카 폴리'가 전시된 부스에는 변신 로봇을 만져보려는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방귀대장 뿡뿡이' 인형이 매달린 한글 교육 완구도 아이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포켓몬,반다이 등 과거 인기있던 일본 캐릭터 완구 부스들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전시장에서 만난 완구 업계 관계자들은 "국산 캐릭터 인기 덕에 완구시장에도 '봄날'이 왔다"고 입을 모았다. 뽀로로,로보카 폴리,방귀대장 뿡뿡이,캐니멀 등 국산 캐릭터로 만든 봉제인형,로봇,플라스틱 완구 등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완구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쪼그라들었던 완구 시장이 캐릭터 완구의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다시 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로보카 폴리' 모형로봇을 선보인 아카데미과학의 문상수 영업이사는 "성인을 겨냥한 정밀 조립 완구 사업에 치중하다가 지난 4월 캐릭터 완구 사업에 뛰어든 이후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로보카 폴리 외에도 국산 캐릭터 완구 제품군을 넓히며 관련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뽀로로 봉제인형을 이번 전시회에 출품한 오로라월드의 김문한 영업팀장은 "과거에는 일본 등 해외 업체로부터 캐릭터 라이선싱을 해야 했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었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국산 캐릭터 붐이 일면서 국내 완구업체들의 사업 환경이 한결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독자 캐릭터로 만든 완구도 다수 출품됐다. 국내 최대 완구 업체인 손오공은 '사탕'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 '쥬블스'를 적용한 완구를 내놨고,오로라월드도 희귀동물을 소재로 개발한 '유후와 친구들' 완구 시리즈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인형 '미미'를 만드는 미미월드의 윤경란 팀장은 "똘똘이,엔젤이 등 자체 캐릭터 완구 매출이 크게 늘면서 과거 주요 매출원이던 미미의 비중이 25% 안팎으로 줄었다"며 "캐릭터 완구 인기 덕에 올해 매출은 지난해(500억원)에 비해 20~30%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완구조합 측은 지난해 8000억원 안팎이던 국내 완구 시장 규모가 올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