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방한할 때 한국 업체와의 상생 방안을 가지고 오길 바랍니다.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31일 서울 역삼동 구글 한국지사를 처음으로 방문,한국 정보기술(IT)산업에 대한 구글의 강력한 지원을 주문했다. 이번 방문은 국내 IT 기업 현장을 직접 찾아 글로벌 인터넷기업의 서비스 경쟁력을 확인하고 국내 업체의 세계 진출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 위원장은 "과잉은 풍요와 다르다"며 "구글은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소설 《1984》의 빅브러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984》는 조지 오웰의 대표 소설로 개개인의 삶을 감시하는 정부(빅브러더)가 존재하는 미래를 다뤘다. 최 위원장은 또 "곧 슈미트 회장이 방한하는데 국내 IT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복안을 가져오지 않으면 비행기에서 내리지 못하게 하겠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슈미트 회장은 11월 초 4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다. 그는 최 위원장을 비롯해 국내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을 두루 면담할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또 "미국은 한국과 방위적 동반자 관계를 넘어 모든 분야에서 함께해야 한다"며 "구글이 국내 IT산업을 잠에서 깨워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염동훈 구글코리아 대표는 "구글은 한국에서도 파트너사들과 잘 해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날 최 위원장은 구글 한국지사에 이어 카카오톡을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도 방문했다. 최 위원장은 "카카오가 이제 국내 IT업계의 상징적인 기업이 됐다"며 "앞으로 주어진 여건 안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