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sure&] 카누 타고 의암호 물길 따라 '둥둥'
대구를 대표하는 팔공산에도 올레길이 있다. 2009년 6월 개통된 1코스 ‘북지장사 가는 길’(5㎞)을 필두로 총 9개의 코스가 개발된 ‘팔공산 올레길’. 산과 들, 계곡은 물론 구석구석 숨겨진 문화유적과 이야기까지 아우른다. 1코스에는 방짜유기박물관과 북지장사, 2코스 ‘한실골 가는 길(11㎞)’에는 신숭겸 장군 유적지와 파계사, 4코스 ‘평광동 왕건길(7.5㎞)’에는 효자 강순항 나무와 모영재, 6코스 ‘단산지 가는 길(6.8㎞)’에는 불로동 고분군이 기다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마을의 문화와 역사가 어우러진 2코스와 드넓은 사과밭을 볼 수 있는 4코스, 팔공산의 대표적 사찰 동화사를 지나는 7코스다.

한국관광공사는 ‘팔공산 올레길’을 비롯해 영동과 영서를 잇는 민초들의 옛 고갯길이었던 강원도 양양의 ‘구룡령 옛길’, 가을 정취에 젖을 수 있는 대전 장태산휴양림의 메타세콰이어 단풍길, 산길·강길·들길을 아우르는 경북 상주의 낙동강길, 카누를 타고 유유자적할 수 있는 춘천 물레길 등을 ‘우리 고장 가을길’로 추천했다.

상주 낙동강길은 낙동강 1300리 물길에서 제1경으로 꼽는 경천대를 시작으로 산길(Mountain Road), 강길(River Road), 들길(Field Road)을 걷는 ‘MRF 이야기길’이다. 경천대를 배경으로 숲이 우거지고, 강변에는 낙동강의 금빛 모래사장, 사벌면의 들녘이 한눈에 내려다 보여 하늘이 만든 절경이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양양 구룡령 옛길은 양양읍내에서 56번 국도를 따라 구룡령(1013m)으로 향하는 길 끝자락에 있는 구룡령을 넘는 길이다. 요즘에는 한계령이나 미시령을 주로 이용하지만 예전에는 구룡령이 영동·영서를 잇는 주요 통로였다. 양양과 홍천을 오갔던 옛 사람들은 구룡령 옛길에 땀과 희망을 실었다. 서면 갈천리 갈천산촌학교에서 시작해 구룡령 정상까지 이어지는 옛길은 사람 한두 명이 지날 수 있는 좁은 숲길이다. 이 길을 따라 등짐장수들은 홍천의 농산물과 양양의 해산물을 짊어지고 다니며 소문과 사연을 함께 전했다. 문화재청이 문경새재, 문경의 토끼비리, 죽령 옛길 등과 함께 명승길(제29호)로 지정한 문화재길이기도 하다.

대전 장태산휴양림의 메타세쿼이아는 뒤틀림 없이 하늘로만 곧게 뻗어올라간 수형, 계절의 변화에 따라 갈색으로 물들어가는 나뭇잎이 일품이다. 메타세쿼이아 숲에 조성된 임간교실에는 평상이 여기저기 놓여 있어 도시락을 꺼내놓고 가을 소풍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춘천 물레길은 호반의 도시답게 의암호 일대를 카누로 여행하는 ‘물길’이다. 가장 쉽고 대중적인 ‘붕어섬 길’ 코스(4㎞), 선착장과 중도·하중도 사잇길을 돌아보는 약 6㎞의 ‘중도 길-1코스’, 선착장에서 출발해 하중도 사잇길을 지나 애니메이션박물관을 돌아보고 오는 8㎞의 ‘중도 길-2코스’가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