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평소엔 섬기다 위기 땐 민심 움직이는 게 리더
'9 대 1,1 대 9의 리더십.'

서울대 리더십센터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는 '리더의 법칙'을 이렇게 요약한다. "리더는 평소 나 하나를 빼놓고 아홉 명을 섬겨야 하며,위기 때는 나 하나가 아홉 명을 움직여 모두 살아남아야 한다"는 뜻이 담긴 말이다. 김 교수는 "어느 경우든 봉사하고 섬긴다는 의미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다.

서울시장 선거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리더에 대한 관심이 많다. 어떤 리더를 뽑느냐에 따라 나라의 명운이 갈리기 때문이다. 이 시대를 이끌 진정한 리더는 누구일까. 그런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은 어떤 것이 있을까.

《서울대 리더십 강의》에는 이런 질문에 대한 김 교수의 답이 실려 있다. 김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이상적인 리더의 모습을 그린다. 리더는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하며,그가 말하는 '아름답고 정의로운 리더'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얘기한다. 지난 20년간 리더십 수업에서 강의한 대한민국 지도자론이다.

김 교수는 리더의 자세를 다섯 가지로 요약한다. 첫째,리더는 혼자 있어도 자신의 말과 행동에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올바른 기준에 따라 리더 자신의 사적 이익보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리더는 늘 '빈자의 미학'을 실천하며,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만이 아니라 품위와 직격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권력에서 물러나서도 욕먹지 않는 리더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셋째는 논리와 감각이다. 리더는 일관된 논리를 갖춰야 공정하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감각을 중요시하는 것은 아름다움을 아는 리더와 그렇지 않은 리더가 보는 세상은 엄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는 뜻에서다. 넷째는 시대의 흐름에 민감해야 한다는 것.창조와 융합의 시대 리더라면 새롭고 다양한 지식을 탐구하는 데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리더는 스스로를 비우고 이해관계를 초월해 세상을 밝힐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이해만을 좇아 자신을 상실하는 세상에서 리더는 나 자신이 누구인지부터 깨달아야 한다"며 "스스로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는 자신을 비우고,의심하고,여유로운 마음으로 사랑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