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지도자가 되면 거짓말을 하는 이유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케네디 대통령이 벌였던 소련과의 비밀 협상과 대국민 거짓말,미국의 베트남전 전면 개입을 위한 통킹만 조작 사건, 2003년 이라크전 강행을 위한 부시 행정부의 속임수 캠페인….

지도자들의 거짓말은 비난받아 마땅한가, 아니면 유용한 국정 운영의 수단인가. 현실주의 정치사상가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는 《리더는 왜 거짓말을 하는가》를 통해 이 도발적인 질문에 대한 분석을 내놓는다. 그는 정치리더들이 하는 거짓말의 다양한 유형과 각각의 이유, 그것이 초래할 잠재적 비용과 혜택까지 꼼꼼히 살핀다.

그는 "지도자들 스스로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옳다고 판단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거짓말을 무조건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거짓말 외에도 전략적 은폐나 정보 가공 같은 또 다른 유형의 속임수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지도자가 다른 나라를 향해 하는 거짓말과 자국민을 상대로 하는 거짓말을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국가 간에 오가는 거짓말은 의외로 적고 지도자가 자국 국민에게 행하는 거짓말이 더 많다"며 "이런 거짓말의 유혹은 전체주의국가보다 민주주의국가 지도자들에게 더 많다"고 경고한다. 서울시장 보궐 선거와 내년 대선을 앞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