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갤럭시S2, 계란 프라이할 때 써라"
LG전자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또다시 선전포고를 했다. 올초 삼성에 "3D TV로 한판 붙자"고 선언한 이후 이번엔 휴대폰 화질로 삼성과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휴대폰 명가로 부활하기 위해 삼성과 맞짱을 뜨겠다는 의도지만 삼성은 예전과 달리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LG 작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태도다.

◆LG전자 강공 나선 이유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10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국내 최초의 HD 롱텀에볼루션(LTE)폰 '옵티머스 LTE'를 공개했다.

이날 행사는 철저하게 LG전자의 'AH-IPS' LCD 디스플레이 화면과 삼성전자의 아몰레드(AMOLED ·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화면을 비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LG전자는 입구에서부터 옵티머스LTE와 갤럭시S2를 놓고 어느 쪽이 실제 사물의 색상을 잘 표현하고 작은 글씨를 명확히 나타내는지 비교하는 전시물을 설치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의 아몰레드와 비교해 자사 디스플레이가 △해상도가 뛰어나고 △색 재현력이 우수하며 △전력소모량이 적다고 주장했다.

여상덕 LG디스플레이 모바일 · OLED 본부장(부사장)은 "어떤 디스플레이가 더 정직하고 착한 디스플레이인가 봐달라"며 "경쟁사가 천문학적 돈을 들여 아몰레드에 관해 전달하고 있는 메시지는 과연 정확한 것이냐"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소비자에게) 왜곡된 '베네핏(benefit · 혜택이나 가치)'을 마케팅을 이용해 전달하는 것은 정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까지 말했다.

중간에 상영된 동영상에서는 아몰레드를 쓴 삼성전자 갤럭시S · 갤럭시S2와 IPS LCD를 쓴 애플 아이폰4 · LG전자 옵티머스 빅 위에 각각 버터를 놓고 녹이는 장면이 시연됐다. 아몰레드가 전력 소모가 많아 발열이 심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20~30분 만에 삼성전자 휴대폰의 버터가 녹아내리자 "계란프라이를 하려면 갤럭시S2를 이용하면 된다"고 비아냥거렸다.

이처럼 LG가 전면전을 선언한 것은 옵티머스LTE에서 처음으로 AH-IPS 방식의 고급형 LCD가 탑재됐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일찍부터 IPS 기술 개발에 몰두해 애플 '아이폰4',아마존 '킨들 파이어' 등에 제품을 공급해왔다. 아이폰4의 경우 '레티나' 디스플레이란 이름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삼성은 무대응으로 일관

삼성은 LG의 공격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기로 했다. 괜한 싸움에 휘말렸다가 얻는 것보다 잃을 게 많다는 판단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해상도 화질을 비롯해 휴대폰 품질에 관한 모든 것은 소비자가 판단할 일이지 제조 회사들끼리 설전을 벌일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과 LG는 최근까지 3D TV로 설전을 벌였다. 작년 12월 LG가 "안경의 깜박임 기능으로 3D 화면을 구현하는 삼성의 셔터글라스(SG) 방식은 전자파가 나오고 눈의 어지럼증을 유발한다"며 신경전을 촉발했다. 이에 삼성은 올 1월 "디스플레이 패널에 필름을 붙인 LG의 편광필름패턴방식(FPR)은 전력 소모가 많다"고 반박에 나섰다. 이후 2월엔 시연회를 열어 자사 기술의 우월성을 알리면서 "상대 기술은 구세대 기술"이라고 폄하하며 공방을 벌이더니 급기야 감정싸움으로 확대됐다.

정인설/조귀동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