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자금난으로 신형 로켓 '루시-M' 개발 중단"
한국서 실험한 '앙가라' 로켓 개발에 집중키로

러시아 정부가 옛 소련 시절의 '소유스' 로켓 등을 대체하기 위해 추진해온 신형 로켓 '루시-M'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포포프킨 러시아 연방우주청 청장은 이날 의회 대정부 질의에서 "우주청은 새로운 로켓이 아직 필요 없으며, 당분간은 예전의 로켓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 같은 결론을 국가 지도부에 보고했고, 지도부도 '루시-M'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포포프킨 청장은 "연방우주청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새 로켓은 필요 없으며, 가장 믿을 수 있는 '소유스'와 '프로톤', 현재 개발 완성 단계에 있는 '앙가라' 등의 로켓이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루시-M 개발을 중단한 가장 큰 이유는 자금난 때문이라고 포포프킨 청장은 설명했다.

애초 루시-M 개발에는 8억 루블(약 300억 원)의 예산이 책정됐으나 자금 지원이 여의치 않았다는 설명이었다.

여기에 루시-M이 이미 개발이 상당 정도 진척된 또 다른 신형 로켓 '앙가라'와 기술적 특징에서 유사점이 많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우주청 부청장 비탈리 다비도프는 덧붙였다.

신형 루시-M 로켓은 당초 극동 아무르주에 건설 중인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2015년 발사될 예정이었다.

루시-M 개발을 중단한 러시아는 대신 다른 신형 로켓 '앙가라' 개발에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포프킨 청장은 이날 "앙가라 로켓의 시험 모델이 이미 완성됐으며, 1단 로켓은 한국의 위성 발사에서 실험을 거쳤다"고 말했다.

2009년 8월과 지난해 6월 각각 이루어진 나로호(KSLV-1) 1, 2차 발사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러시아가 앙가라 1단 로켓을 제공한 두 차례의 위성 발사는 그러나 모두 실패로 끝났다.

러시아 측은 발사 실패 원인과 관련 러시아가 제공한 앙가라 1단 로켓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며 책임을 2단 로켓을 제작한 한국 측에 돌리고 있다.

러시아는 '앙가라' 로켓 자체 발사를 2013년 러시아 북부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