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어떤 사람에 대해 4차원이라고 하면 독특함,엉뚱함을 떠올린다. 남과 다른 시각을 갖는 것을 뜻하는 4차원은 창의력과 아이디어의 원천이다. 기업경영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사고를 넘어 한 차원 더 높은 혁신을 이룰 때 기업은 성공할 수 있다.

《밥일꿈》은 내일신문 대표이사인 저자가 작지만 탄탄한 기업을 만들기 위한 경영원칙을 담은 책이다. 대학시절 어머니를 도와 딸기농사를 지을 때 규산질 비료를 사용해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일부터 다양한 조직의 경영을 맡아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1970년대 인삼수출업,1980년대 기술학원과 출판사 경영,1993년 내일신문 창간과 흑자경영,1998년 외환위기 직후 YTN을 회생시킨 일 등을 자세히 소개한다. 1970~1980년대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 이야기도 들어 있다.

저자는 몸소 터득한 경영방식과 철학을 '4차원 경영'이라는 용어로 개념화했다. 자본금이 적고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이 창업할 때나 위기에 처한 기업에 유용한 원칙이다. 그가 말하는 4차원 사고는 한마디로 상생을 뜻한다.

자영업과 중소기업 경영의 최대 적으로 꼽는 '적자와 빚'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4차원 사고와 경영이 필요하다. 회사가 어려울 때에 대비해 가급적 기본급을 적게 하는 대신 이익이 날 땐 이윤분배제도로 확실하게 공유해야 구성원들의 사기를 북돋울 수 있다는 것.

자본이 필요하면 외부차입보다는 사원들을 주주로 참여시켜 확충하는 것이 먼저다. 사원들이 내 회사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일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사원주주제를 창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 이유다.

저자는 21세기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정보화 사회를 거쳐 '마인드웨어'의 인간중심 사회로 나아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4차원 경영에서는 또 양과 질의 개념을 넘어선 '장(場)'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예컨대 마케팅은 3차원 공간인 마켓(market)에 현재진행형인 'ing'를 결합한 4차원 개념이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불경기에 창업과 생존을 꿈꾸는 이들에게 '4차원 사고'를 권한다. 그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작지만 탄탄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이 많아질수록 경제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릴 수 있다"며 "자본금이 적고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의 창업과 경영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