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우저 시장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추락하고 크롬이 뜨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익스플로러 점유율 90%선이 깨졌고 세계적으로는 이달 들어 40%선이 무너졌다. 반면 크롬은 3년 만에 점유율을 23%대까지 끌어올리며 2위 파이어폭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9월 국내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은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89.6%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구글 크롬이 6.01%로 2위,파이어폭스가 2.97%로 3위를 지켰다. 익스플로러 점유율이 90% 밑으로 떨어지기는 2009년 10월 이후 2년 만이다. 크롬은 작년 12월 파이어폭스를 제치고 2위에 오른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브라우저 다양화 측면에서 보면 두 가지 점에서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익스플로러 점유율이 90% 밑으로 떨어져 독점력이 약해지기 시작했고,크롬이 파이어폭스를 대신해 2위 브라우저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인터넷 환경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대다수 사이트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브X 기술이 적용돼 있다. 이에따라 다른 브라우저를 사용하기 불편하다.

세계시장에선 익스플로러 하향세와 크롬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익스플로러는 크롬이 등장한 2008년 9월 67%대에 달했던 점유율이 지난달 41.66%까지 떨어졌고 2일(한국시간)에는 38.85%를 기록해 40%선마저 무너졌다. 반면 크롬은 론칭 3년 만인 지난달 23.61% 점유율을 기록했고 2일 현재는 26.02%까지 치솟아 2위 파이어폭스(26.59%)에 바짝 근접했다.

시장조사기업 로열핑덤은 최근 브라우저 시장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11월쯤 크롬이 파이어폭스를 제치고 세계 2위 브라우저가 되고,내년 6월엔 익스플로러까지 제치고 세계 1위 브라우저가 되며,내년 11월에는 점유율 50%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롬은 구글이 2008년 9월 론칭한 최신 브라우저로 3S(신속,단순,안전)를 강점으로 표방한다.

한국은 중국과 더불어 익스플로러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브라우저 갈라파고스(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태평양의 외딴 섬)'란 지적을 받고 있다.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9월 현재 한국은 익스플로러 89.6%,크롬 6.01%,중국은 익스플로러 85.34%,크롬 6.5%로 거의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특정 브라우저에 지나치에 의존하면 최신 웹 기술을 수용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한다.

국내에서는 10년 전인 2001년 8월에 나온 익스플로러6 점유율이 20%에 근접할 정도로 높은 것도 문제다. 개발자들은 이 낡은 브라우저 때문에 최신 기술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거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많은 가욋일을 해야 한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와 인터넷 업계는 익스플로러6를 추방하고 액티브X를 대체한다는 계획을 만들어 추진하고 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