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IT 이야기] 구글ㆍ네이버가 '로그인' 요구하는 이유
구글이 지난 6월 삼성전자,에이서와 함께 내놓은 클라우드 노트북 '크롬북'의 특징 중 하나는 '로그인 기반'이라는 점이다. 크롬북을 사용하려면 구글 계정(아이디,패스워드)으로 로그인해야 한다. 어떤 크롬북이든 자기 계정으로 접속하면 앱(응용프로그램),북마크 등 사용자 환경이 똑같다. 구글은 인터넷 서비스에서도 로그인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구글이든 네이버든 인터넷 사업자의 최대 수익원은 광고다. 이메일,뉴스 등을 공짜로 이용하게 하는 대신 광고를 붙여 돈을 번다. 광고 효과를 높이려면 '적합성'을 높여야 한다. 사용자 취향과 소비 패턴에 맞는 광고를 붙여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하려면 사용자 정보를 정확히 알아야 하고,사용자를 알려면 로그인한 상태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인터넷 사업자 입장에서 보면 가입자들이 로그인 상태에서 인터넷을 사용해 준다면 이상적이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로그인 없이 이것저것 들춰보다가 빠져나가기 일쑤다. 구글이 여러 차례 실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시장에 뛰어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구글의 경우 6월 말 '구글플러스'라는 소셜 서비스를 시작함으로써 로그인 기반을 마련했다.

구글플러스 사용자는 친구들이 올린 글이나 자기 글에 붙는 댓글을 확인하기 위해 로그인 상태를 유지한다. 구글은 사용자들이 G메일,구글닥스,캘린더,구글리더 등 어느 화면에서든 구글플러스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메뉴를 통일했다.

예를 들어 구글닥스로 문서를 작성하다 우측 상단에 뜨는 알림 숫자를 보고 현재 사이트에서 댓글을 읽거나 답글을 달 수 있다. 결국 구글플러스가 로그인을 유도하는 강력한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개인화 웹'을 추구했고 네이버미를 기반으로 로그인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네이버미의 핵심 서비스는 트위터와 비슷한 소셜 서비스 미투데이와 클라우드 서비스 N드라이브다. 가입자가 각각 600만명과 700만명에 달한다. 미투데이 친구들이 올린 글이나 자신이 올린 글에 대한 댓글을 보기 위해서는 네이버미 로그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다음은 이메일을 기반으로 네이버미와 비슷한 개인화 웹을 구현했다. 다음메일 캘린더 클라우드 마이피플 등의 서비스 메뉴를 연동해 로그인 기반으로 이용하게 했다. 핵심 서비스는 온 · 오프라인 연동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마이피플과 다음메일(가입자 3500만명)이다. 네이버 N드라이브에 대응해 50기가바이트(GB)의 클라우드 서비스도 내놓았다.

네이버와 다음은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국내 사용자들의 특성을 감안해 구글과는 달리 쪽지 기능을 추가했고 휴대폰에 저장된 주소록을 긁어와 붙여놨다. 네이버에 미투데이가 있고 다음에 마이피플이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두 서비스는 기능이 비슷하다. 누가 더 핵심 서비스를 강화하고 사용자 환경(유저 인터페이스)을 편하게 개선하느냐가 관건이다.

김광현 IT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