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손꼽히는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은 푸젠성 닝더시 서기였던 1988년 규정을 어기고 개인주택을 지은 공무원 2000명을 대거 조사했다. 당원과 간부들의 미움을 사지 않겠느냐고 주위 사람들이 걱정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몇 백명의 미움을 사는 것이 낫습니까,몇 백만명의 미움을 사는 것이 낫습니까. 소수를 두려워해야 합니까,다수를 두려워해야 합니까. "

《우리는 강한 리더를 원한다》의 저자는 이런 사례를 들며 "51%면 충분하다,때론 갈등도 불사하라"고 강조한다. 최근 몇 년간 유행해온 '펀 · 서번트 · 칭찬' 등 이른바 소프트 리더십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만으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미 부작용이 드러난 독재적 리더십도 정답은 아니다. 저자는 "소프트 리더십의 대가일수록 강한 규율과 저돌적인 추진력을 겸비하는 법"이라며 강한 리더의 핵심요건으로 규율 확립,신뢰 확보,소통 강화를 든다.

책에는 그런 사례들이 다양하게 소개돼 있다. 미군 역사상 가장 많은 무공훈장을 받은 데이비드 핵워스 장군은 베트남전에 투입되자마자 가장 잔인하고,거칠고,못된 지휘관이 되기로 했다. 경례,군모 착용,무기 정비,실전을 방불케 하는 규율훈련을 반복해 부하들의 원성을 샀다. 하지만 그는 부하들과 동고동락하는 진정성으로 사기가 저하됐던 그들을 백전백승의 용사로 변모시켰다.

'펀 경영'의 대명사로서,고객보다 직원을 우선시한다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축제문화 이면에는 규율이 자리잡고 있다. 신뢰와 소통은 동반자다. 저자는 신뢰를 확보하려면 리더의 자기 희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한 '담배 3개비의 법칙'이 흥미롭다. 옆 사람이 담배 한 개비만 달라고 하면 대부분 선뜻 내준다. 두 번째로 와서 또 달라고 하면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내준다. 세 번째로 와서,그것도 마지막 남은 '돛대'까지 달라고 하면 버럭 화를 내는 게 보통 사람들이다. 이때 꾹 참고 돛대까지 내줄 때 감동은 배가 된다. 베풀기로 작정했으면 마음,시간,지식까지 아낌없이 내주라는 얘기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