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정준호와 문소리 씨,방송인 김제동 씨.이들의 공통점은 정치적 색깔을 뚜렷이 하거나 유력 정치인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연예인이라는 점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김제동 씨와 배우 김여진 씨를 멘토로 꼽으면서 연예인의 정치 · 사회 참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선거시즌이 다가오면서 폴리테이너(politainer)가 다시 주목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폴리테이너는 정치인(politician)과 연예인(entertainer)의 합성어로 미국의 정치학자 데이비드 슐츠가 1999년 논문에 처음 사용하면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연예인들이 선거를 통해 직접 국회의원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1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탤런트 홍성우 씨를 시작으로 최무룡 강부자(14대 · 배우),이주일(15대 · 코미디언),이순재 최불암 정한용(15대 · 배우),신영균(15~16대 · 배우),최희준(15대 · 가수),강신성일(16대 · 배우) 씨 등이 현실정치에 직접 뛰어들었다. 18대에선 김을동 · 최종원 의원(배우)이 현직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연예인들의 정치형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1인 미디어의 발달을 등에 업고 정치에 직 ·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치권이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이유다. 김여진 씨는 한진중공업 시위에 적극 참여했다. 일부 연예인은 직접 내년 총선 참여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인 지지세력은 범야권이 두터운 편이다. 한국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10~30대가 진보 성향이 강해서다. 당에 직접 가입해 정치에 참여한 연예인도 상당수다. 연극배우 방은미 · 권병길 씨는 민주노동당원이고,영화감독 박찬욱 · 봉준호 · 장항준 · 임순례 · 변영주 씨와 배우 문소리 · 이두일 씨는 진보신당 당원이다. 친노세력에는 권해효 · 명계남 · 문성근(배우) 씨,윤도현 · 강산에(가수) 씨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범 여권 성향의 폴리테이너로는 유인촌 대통령문화특별보좌관과 정준호 · 박상원 · 이덕화 · 최수종 · 이종원 · 전원주 · 선우용녀(배우) 씨,김흥국 · 서인석(가수) 씨가 대표적이다. 정씨는 한나라당 예술특위 위원으로 공개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정치권 인사들과도 두루 인맥을 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상원 씨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 투표를 독려하는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이덕화 · 최수종 · 이종원 · 서인석 씨는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