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선 정부 차원의 협력과 함께 민간부문이 주도하는 투트랙(two track) 전략이 필요합니다. "

문현진 GPF재단 이사장 겸 UCI그룹 회장(43 · 사진)은 최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재단 주최로 열린 국제세미나 직후 기자와 만나 남북관계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3남인 문 이사장은 2007년 비영리 국제 민간기구 GPF(Global Peace Festival Foundation)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매년 전 세계 각국을 돌며 정치 · 경제 · 사회적 문제에 대한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는 콘퍼런스를 열고 있다. 올해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몽골과 동북아시아의 평화'라는 주제로 지난달 26~27일 이틀간 열렸다.

문 이사장은 "한국 정부가 햇볕정책을 통해 북한에 경제적으로 지원한 비용들이 핵개발에 쓰였다"며 "지난 10년간의 지원이 오히려 동북아 평화를 더 위험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우리가 금강산에 투자한 모든 자산을 빼앗았을 뿐 아니라 인권과 자유 역시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며 김대중 · 노무현 정부의 대북 지원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문 이사장은 "단순한 정치적 교류는 남북 관계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시민단체 등이 앞장서 '비공식적인 민간차원의 외교채널'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과 시민단체 등 민간 부문이 주도해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변화가 밑에서 위로 올라오면서 북한 사회도 점차 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들도 활동만 할 게 아니라 눈에 보이는 실적을 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문 이사장은 "북한에 가려고만 하면 지금이라도 갈 수 있다"며 "그러나 실질적인 성과 없이 (북한 지도층 인사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선 북한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적 없이 홍보만 거창하게 하는 건 아무 소용이 없다"며 "하지만 GPF는 마음만 먹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강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선 전략적으로 몽골을 활용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 이사장은 "20년 전 개방을 선택한 몽골은 한국에 대해 우호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며 "중국이나 북한과도 전통적으로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한과 모두에 우호적인 몽골이 향후 남북관계를 넘어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울란바토르(몽골)=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