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린 세계 최대 해킹 컨퍼런스 데프콘(DEF CON)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해킹캠프가 열렸다고 CNN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주말 8∼16세 어린이들을 상대로 열린 '데프콘 키즈 빌리지'에서는 해킹 방법 등을 가르쳤다. 강사로 나선 '구글 해킹' 저자인 조니 롱은 기술적인 해킹 보다는 자신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방법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공항 등에서 사람들이 뒤에서 컴퓨터를 훔쳐보면서 각종 정보를 빼내거나 기업 쓰레기통에서 주민등록번호를 훔쳐내는 법 등을 가르친다" 며 "이를 통해 역설적으로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컴퓨터 보안 전문가 애덤 스티드는 "유튜브에서는 비밀번호 푸는 방법을 배울 수는 있지만 이에 대한 윤리적인 면을 배울 수 없다"고 지적한 뒤 "윤리적인 해커를 양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캠프에 참가한 여학생인 이자벨 홀랜드(10)의 아버지인 보 홀랜드는 "인터넷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수집과 보관이 문제가 되는 시대에서 어린이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해킹을 배우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사들도 대체로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번 컨퍼런스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고 몇몇 어린이들은 향후 진로에 대해 '해커'를 목표로 할 만큼 큰 관심을 나타냈다고 CNN은 전했다.

어린이들에게 해킹기술을 가르치는 데 대한 일부 부정적인 시각과 관련, CNN은 "의도는 건전하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부수정 기자 oas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