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튀니지의 '재스민혁명'을 시작으로 북아프리카와 중동 국가로 번진 민주화 시위의 배경에는 '빵값'이 있었다. 살인적인 물가 오름세 탓에 먹고 살기가 더 어려워진 서민들의 누적된 불만이 일시에 폭발했던 것이다. 인구와 식량 사이의 불균형으로 기근과 빈곤이 생긴다는 '맬서스의 우울한 예언'은 과학과 육종기술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식량은 왜! 사라지는가》(빌프리트 봄머트 지음,전은경 옮김,알마,1만5000원)는 당면한 식량 위기의 원인과 현상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저자는 전 지구적 기후 변화를 식량 확보를 위협하는 첫번째 요인으로 꼽는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기후 변화로 인해 전 세계 경작지가 줄어들면서 곡물 수확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육식 습관도 그렇다. 식량으로 사용해야 할 곡물을 놓고 인간과 가축이 경쟁하고 있는 형국이다.

저자는 "세계 식량 위기는 촌각을 다투는 문제다. 시간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인류에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다"며 식량의 미래를 경고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