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최고등급(AAA)인 미국의 신용등급을 이달 중에라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정부뿐만 아니라 보험,증권사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업체 등 금융사들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존 체임버스 S&P 국가신용등급위원장은 "미 정부와 의회 간 연방정부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예상했던 것보다 길어져 더욱 풀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S&P는 지난 13일 미국을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가능한 '부정적 관찰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는 앞으로 90일 이내에 등급을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최고등급(AAA)인 미국의 장기 신용등급은 90일 안에 1~2등급 낮은 AA 수준으로 강등할 가능성이 50% 정도라고 S&P는 덧붙였다. 체임버스 위원장은 "이르면 수주일 이내라도 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P는 지난 4월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떨어뜨렸다. 6개월~2년 이내에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는 조치였다.

체임버스 위원장은 "여야가 부채한도를 증액하기로 합의한다고 해도 이 합의가 위기를 일시적으로 넘기기 위한 임시방편인 것으로 판단된다면 역시 미국의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때문에 "정치권과 행정부가 향후 이를 또 다른 정쟁의 수단으로 삼지 않을 만큼 충분한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S&P는 앞으로 10년간 미국이 재정적자를 4조달러 줄이는 데 합의하지 못할 경우에도 등급 하락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