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대한통운 인수전에 계열사인 삼성SDS가 참여한 것은 "그룹 차원에서 관여한 일이 전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SDS가 포스코 컨소시엄에 지분 참여하는 방식으로 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들어 CJ와 경쟁구도를 형성한 것을 두고 재계에서 이건희 회장(삼성)-이재현 회장(CJ)간의 2차 전쟁, 또는 이재용 사장-이재현 회장 간 4촌 간 싸움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되자 적극 해명에 나선 것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28일 "삼성SDS가 작은 지분으로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이미 대한통운의 물류 IT 부문을 맡고 있고 '첼로'라는 강력한 솔루션을 개발한 데 따른 비즈니스적 판단"이라며 "이재용 사장과 이재현 회장은 이 사안과 관련해 전화하거나 만나는 등 접촉을 한 적이 전혀 없고 이 사장이 대한통운 인수를 위한 지분참여와 관련해 한마디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전쟁'은 자기도 다치는 것이고, 그렇게 해서 얻고자 하는 목표가 있어야 하는데 삼성이나 이건희 회장이 무엇을 얻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삼성증권이 CJ의 대한통운 인수자문을 해오다 철회한 사실에 대해서도 "그룹이나 미래전략실은 삼성증권이 CJ의 주관사라는 것에 대해서도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순택 미래전략실장도 22일 저녁 금융계열사 사장단과 저녁을 하다 삼성증권이 CJ측 주관사로 참여한다는 사실을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으로부터 전해들었다"며 "이에 따라 박 사장이 즉시 CJ 쪽에 알리고, 다음날 CJ 측을 찾아가 사과하고 철수하라는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삼성증권이 주관사를 맡았기 때문에 인수 가격 등의 정보가 유출됐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계열사 간 엄정하고 강한 내부 벽이 있고, 같은 회사에서도 사업부 간 벽이 강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CJ는 삼성증권이 지난 3월부터 자신들의 인수 자문을 맡아오다 계열사인 삼성SDS가 포스코와 손잡은 후 계약을 철회했다며 법적대응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