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 300억짜리 조각이 있다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골프장에 미술품 바람
회화·도자기 등 이미지 마케팅 "외국선 페어웨이서 미술행사"
회화·도자기 등 이미지 마케팅 "외국선 페어웨이서 미술행사"
미국 팝 아트의 거장 제프 쿤스를 비롯해 데미안 허스트,페르난도 보테로,임직순,김창열,이왈종 씨의 그림에 솔 르윗의 벽화까지….골프장 클럽하우스에 미술품이 빼곡하다. 화장실 안에 있는 조각은 마르셀 뒤샹의 작품 '변기'를 연상시킨다. 레스토랑,목욕탕,라커에도 명화와 사진이 걸려 있다.
골프장들이 '이미지 마케팅'에 열을 올리면서 국내외 유명화가들의 작품을 경쟁적으로 들여놓고 있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눈에 익은 작가들의 작품이 많다. 골프장들이 작은 갤러리로 변신한 것이다.
한솔그룹이 운영하는 강원도 문막의 오크밸리CC는 미술 애호가 이인희 고문의 예술적 심미안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이 고문은 코스를 따라 유명 조각품을 설치하고 클럽하우스에는 화가들의 그림을 거는 등 골프장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이곳은 헨리 무어와 문신,최만린의 조각품과 국내외 화가들의 회화,각종 도자기,판화,민화 등 100여점을 구비하고 있다.
안양베네스트GC는 프랑스 화가 베르나르 뷔페의 '로즈',김병종 씨의 '생명의 노래' 등과 일본 조각가 노보세키네의 골프클럽을 형상화한 분수 조형물 등 50여점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다. 남촌골프장은 겸재 정선,단원 김홍도,혜원 신윤복의 그림과 도자기 400여점을 보유하고 있다.
남부CC는 2008년 클럽하우스 매장 주변에 프랑스 유명 조각가 장 피에르 레이노의 작품 '화분'을 들여놓았다. 남부는 전시는 하지 않고 있으나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유화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이천 휘닉스스프링스CC의 클럽하우스에는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조각가 박은선 씨의 작품 '연속적인 복제'가 자리하고 있다. 별도의 한옥 클럽하우스는 건축가 황두진 씨가 만들었다. 골프장의 '석물'들이 골퍼들의 샷을 구경하는 갤러리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도 가평의 아난티클럽서울은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에 윤병락 씨의 사과그림 '가을향기'와 김기수 씨의 '달'을 걸어놓고 있다.
경기도 여주 렉스필드CC도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여럿 전시했다. 클럽하우스 앞에는 보테로의 대형 조각 '버디퍼트'가 놓여 있다. 연회장 앞에 있는 전광영 씨의 'Aggregation(집합)'은 한지로 감싼 스티로폼을 커다란 화폭 위에 붙여 완성한 작품이다. 1층 로비에 있는 이왈종 씨의 '제주 생활의 중도'도 눈길을 끈다.
여주 블루헤런GC는 사진 거장 안드레이 거스키,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과 보테로의 조각을 골프장 곳곳에 배치했다. 여주 스카이밸리CC에는 강운 씨의 '생성',오승윤 씨의 '달맞이꽃',이두식 씨의 '잔칫날' 등이 있다.
또 충남 당진 파인스톤CC는 피카소의 판화 '얼굴',샤갈의 판화 '서커스',달리의 판화 '스워드의 여덟번째 카드',보테로의 '결혼식' 등이 걸렸다. 크리스탈밸리CC에서는 '소녀 화가'로 유명한 임직순 씨의 작품이 붙어 있다.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CC의 남자 라커룸에는 피카소의 판화 '파블로 피카소',여자 라커룸에는 샤갈의 판화 '로미오와 줄리엣'이 걸려 있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세계적인 경매회사 소더비가 유명 골프장 페어웨이에서 경매 조각품의 프리뷰를 실시할 정도로 미술과 골프에는 통하는 구석이 많다"며 "골프를 즐기며 자연 속에서 미술품을 감상하는 것도 별미"라고 말했다.
김경갑/한은구 기자 kkk10@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