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이 곧 브랜드입니다. 국내 시장에서는 이미 기능성 제품으로 인정받았죠.올해부터는 아웃도어의 본거지인 미국과 유럽에서 한판 승부를 벌일 계획입니다. "

바느질 없이 소재와 소재를 잇는 무봉제 접합 기술인 '웰딩 기술'을 적용한 아웃도어 의류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 토종 브랜드 블랙야크의 강태선 대표(62 · 사진)는 "역동적인 디자인을 강조하면서도 기능적으로도 해외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려 노력해왔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블랙야크는 1973년 등산용품으로 시작해 의류 등 아웃도어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웰빙 바람이 불면서 등산과 오토캠핑 등이 사회적 트렌드로 확산된 가운데 블랙야크는 우수한 기능성 제품으로 국내 아웃도어 시장을 선도해왔다.

강 대표는 브랜드 입지를 굳힌 비결에 대해 주저없이 '끊임없는 연구 · 개발(R&D)'을 꼽았다. 이 회사는 지식경제부의 지원으로 소재 스트림산업 사업권을 따내면서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의류 소재들을 자체 국산화하는 등 R&D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특히 업계 최초로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을 수놓은 등산 재킷,천연 야크 가죽으로 만든 등산화,체온계가 부착된 등산 스틱 등을 내놓는 등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된 상품으로 국내 팬층을 두텁게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제6회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고,아웃도어 업체로는 최초로 문광부에서 지정하는 '우수 체육용구 생산업체'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현재 국내 유명 백화점 입점을 비롯해 전국에 180여개의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해 2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블랙야크는 중국에서도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1993년 중국에 첫 수출을 시작한 이후 1998년 현지법인을 설립, 본격적으로 중국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강 대표는 "당시만 해도 중국에 전문 아웃도어 수요가 없었고 외환위기로 국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라 중국 진출은 일종의 모험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적중했다. 중국 현지 판매는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1500만달러의 매출 실적을 달성했다. 최근 중국 아웃도어 시장에서 해외 브랜드 선호도 1위,등산 전문가들이 꼽은 가장 인기있는 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는 새로운 제품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더욱 힘쓴다는 계획이다. 얼마 전 듀오백코리아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인체공학적으로 등판을 설계한 배낭을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트래블 워킹화,캠핑용품 신제품 등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조인성을 전속 모델로 발탁하고 광고 등을 통해 '히말라얀 오리지널'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있다. 또 젊은층 사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공모전 온라인마케팅 PPL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올해 33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강 대표는 "블랙야크를 세계 톱 5 아웃도어 브랜드로 만들 것"이라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이미 중국 미국 일본 홍콩에 해외상표등록을 완료했고,러시아 캐나다 호주 등 9개국에도 곧 브랜드가 출원될 예정이다.

그는 "중국에서의 성공적인 유통과 마케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미국 유럽 등 새로운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며 "세계 아웃도어 시장에서 토종브랜드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소람 기자 soram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