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성장동력 부재론'에 시달리던 NHN이 다시 힘을 내고 있다. 검색시장 점유율을 전성기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고 이베이와 다시 손잡으며 오픈마켓의 주도권도 잡았다. 지난해 부진했던 게임 부문도 '테라'를 앞세워 게임업계 '빅3'에 재진입을 앞두고 있다.

◆검색시장 점유율 70%대 회복

최근 NHN은 검색시장의 절대강자 면모를 되찾은 모습이다. 인터넷마케팅 업체인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네이버의 검색 시장 점유율은 70%대의 고공 행진을 이어가다 작년 6월 61.58%로 떨어졌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가 사용자 맞춤형 검색 시스템인 시맨틱 검색을 도입,점유율을 10.59%까지 끌어올리면서 시장을 내준 것.하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은 지난 2월 70%대를 회복했고 지난달에는 70.97%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에 다음은 20.02%,네이트는 4.32%,구글은 2.28%,야후는 1.63%를 나타냈다.

검색시장 장악력을 앞세워 주 수익원인 검색 광고시장의 영토도 넓히고 있다. 지난해 검색광고 업체인 오버추어와 결별한 NHN은 자회사 NHN비즈니스플랫폼(NBP)을 통해 검색 광고를 직접 챙기고 있다. 지난달 나스미디어,씨디네트웍스,엔톰에드 등 온라인 광고업체들과 신생 광고대행 및 솔루션업체인 '얼라이언스인터넷'에 공동투자하는 등 인터넷 광고 시장의 점유율 높이기에 한창이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1월 NBP를 통해 광고를 집행한 광고주 웹사이트는 7만5000여개로,오버추어와 제휴하던 지난해 12월에 비해 26.9% 늘었다.

◆이베이 항복으로 저력 확인

최근 이베이코리아와의 재결합으로 오픈마켓 사업도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NHN은 지난달 오픈마켓 1,2위 업체인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와 다시 제휴를 맺었다. 이베이는 연초 NHN에 주는 중개수수료 2%에 비해 매출 효과는 미미하다며 결별을 선언했다. 하지만 그후 G마켓과 옥션의 트래픽이 10% 이상 줄어들고 매출도 감소하면서 결국 '검색 점유율 1위' 네이버에 백기를 들었다. NHN은 또 지난달 자체 결제 솔루션인 체크아웃의 가맹점과 지식쇼핑 내 미니숍을 대상으로 할인쿠폰을 처음 발행하는 등 판매자와 소비자를 동시에 끌어들이며 오픈마켓 시장의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테라'가 한게임 살리나

2000년 한게임을 인수한 이후 게임사업은 NHN의 대표적인 캐시카우였다. 하지만 지난해 게임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5.5% 감소한 4222억원에 머물며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한때 넥슨,엔씨소프트와 함께 '빅3'로 불렸던 NHN의 한게임은 네오위즈게임즈에도 밀렸다.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고스톱,포커 등 사행성 게임의 이용 시간을 하루 10시간으로 제한한 데다 특별한 히트작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테라'를 띄우는 데 성공했다. 블루홀스튜디오가 400여억원의 제작비에 4년여 동안 개발해 내놓은 '테라'는 올 최대 기대작 중 하나다. 한게임은 지난 1월25일부터 이 게임의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PC방 순위 전문 사이트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처음보다는 이용자 수가 줄었지만 현재 PC방 점유율은 5~6%대로 동시접속자 수는 9만~10만명을 유지하고 있다. 김동희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테라의 성공으로 NHN 게임 부문 재도약에 파란 불이 들어왔다"며 "올 1분기 게임 부문 매출은 전분기 대비 24.9% 성장한 1105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 오픈마켓

기존 온라인 쇼핑몰 판매 방식과 달리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모두 열려 있는 온라인 장터다. G마켓 옥션 인터파크 등이 대표적 오픈마켓이다. 이들은 플랫폼을 제공한 대가로 상품을 등록한 사용자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직거래 장터이기 때문에 매매 과정이 신속하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