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는 '망고' 론칭을 계기로 예전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망고'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바일 플랫폼 윈도폰7.5의 코드명으로 윈도폰7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4일 뉴욕에서 이벤트를 열고 '망고'를 발표한다. 연말쯤에는 망고를 탑재한 폰이 한국 시장에도 나온다.

망고에서는 '메시징 허브'에 페이스북 채팅과 그룹 메시지 기능이 추가된다. 페이스북에 접속해 있는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거나 인터넷전화를 걸 수 있다. 그래서 '소셜폰'이란 말도 나온다. 최근 스카이프를 인수한다고 발표했지만 망고에 스카이프 인터넷전화 기능을 통합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업데이트에 포함시킬 가능성은 있다.

공짜 오피스 프로그램 '오피스 365'도 탑재한다. 이렇게 되면 이메일에 첨부된 문서를 읽기가 편해지고 문서를 작성해 보낼 수도 있다. 25기가바이트(GB) 저장공간을 공짜로 제공하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스카이드라이브'도 추가한다. 사진이나 문서를 스카이드라이브에 올려놓고 언제 어디서나 윈도폰으로 열어볼 수 있게 된다.

오피스 프로그램과 대용량 저장공간을 공짜로 제공한다면 윈도폰은 '비즈니스폰'으로도 주목받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소셜폰','비즈니스폰'에 만족하지 않고,'게임폰'으로도 각광받길 기대하고 있다. 망고에는 엑스박스 라이브 게임 기능이 좀 더 깊숙이 통합될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 동기화 기능을 추가하는 게 일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PC 시절에는 PC 메이커들에 윈도 운영체제(OS)를 공급해 편하게 돈을 벌었다. 스마트폰 시대에도 이렇게 하려고 윈도모바일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플랫폼은 아이폰에 밀려 경쟁력을 상실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폰7을 대안으로 내놓았고,작년 10월 삼성 LG HTC 등이 이 플랫폼을 탑재한 폰을 발매했다.

윈도폰7 탑재 폰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양강체제를 흔들 만큼 위력을 발휘하진 못했지만 그런대로 만족스러운 편이다. 윈도폰7 탑재 폰이 많이 팔리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윈도모바일에서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시급하다. 다소 늦더라도 제대로 된 제품을 내겠다는게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이다. 이 전략에 따라 나오는 게 바로 망고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바일 시장에서 애플과 구글(안드로이드)에 주도권을 뺏겼지만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은 마련했다. 노키아와 제휴해 윈도폰을 주력 플랫폼으로 채택한다는 약속을 받아냈고,최근에는 가입자가 6억6300만명이나 되는 세계 최대 인터넷전화 회사 스카이프를 인수했다. 윈도폰이 개발자 · 소비자들로부터 선택받는 일만 남았다.

시장조사기업 피라미드리서치는 최근 윈도폰이 2년 후 안드로이드를 제칠 수 있다는 전망 보고서를 냈다. 물론 반대의견도 많다. 성패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얼마나 정확하게 시장 흐름을 윈도폰에 반영하고 소비자 · 개발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느냐에 달려 있다. 이런 점에서 24일 발표하는 망고를 지켜볼 만하다.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