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스마트폰 경쟁업체들과의 특허전쟁 1라운드에서 패했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소송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9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애플이 대만 HTC와 핀란드 노키아를 대상으로 제기한 특허소송에 대해 "혐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애플은 이들 업체가 만든 스마트폰의 외관 디자인과 하드웨어 조립 방법 등이 아이폰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HTC에 5건,노키아에 1건의 소송을 제기하고 수입 중지를 요청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ITC의 결정이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오는 8월 최종판결 예정인 법원의 재판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HTC는 애플의 소송 제기가 터무니없다며 작년 5월 애플을 ITC에 역제소했다. HTC 관계자는 "우리는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부터 스마트폰을 만들어왔다"고 응수했다.

애플과 HTC 노키아는 서로가 특허를 침해했다며 장기 소송을 벌이고 있다. 애플은 HTC가 아이폰과 관련된 20여건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지난해 3월 미국 델라웨어 연방법원과 ITC에 제소했다. 애플이 HTC가 도용했다고 주장하는 기술 중에는 유저인터페이스(UI)를 비롯해 전원관리 기능,터치스크린을 이용한 휴대폰 잠금해제 기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키아와 모토로라도 2009년부터 애플과 수십건에 걸친 특허침해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편 이번 ITC의 결정은 애플이 최근 벌이고 있는 잇따른 특허소송전이 '무리수'라는 것을 방증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ITC 소속 변호사인 에린 조프레는 "HTC 등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혐의를 발견하지 못한 만큼 ITC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HTC와 노키아 편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