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결국 한반도까지 날아왔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28일 오전 10시부터 전국 12개 지방 방사능 측정소에서 대기중 부유 물질을 포집해 분석한 결과 이들 지역 모두에서 방사성 요오드(I131)가 검출됐으며 춘천에서는 반감기가 30년이나 되는 세슘도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검출 물질은 매우 극미량으로 연간 방사선량 한도는 20만~3만분의 1에 불과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게 KINS의 설명이다.

그동안 정부는 일본에서 발생한 방사성 물질은 편서풍을 타고 태평양 쪽으로 흐르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안전 지대라고 누차 강조해왔다. 하지만 결국 강원도에서 방사성 물질인 제논(Xe)이 검출되었고 이제 전국에서 요오드가 검출되면서 정부가 주장한 한반도 안전 지대론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이미 프랑스 당국에서는 시뮬레이션 결과 이달 말께는 한반도에도 방사성 물질이 날아갈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실제로 방사성 물질의 전달 경로는 매우 다양한 것이어서 쉽사리 안전 여부를 장담할 수도 없다. 바다에 몰래 버려진 핵폐기물로 전 세계 바다가 오염될 수도 있고 중국이 핵실험을 하면서 방사성 낙진이 떨어질 수도 있으며 당장 북한의 핵폭탄 실험이 엄청난 재앙을 불러올 가능성도 항상 열려 있다. 물론 전문가들은 어제 한국에서 극미량의 방사성 물질이 측정된 것을 놓고 인체 위해문제로까지 연결시키는 것은 불필요한 불안을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바로 이 때문에라도 안전하다는 공허한 장담이 아니라 보다 실질적인 안전장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고 방사능 위험 정도를 국민들이 정확하게 인식하도록 교육하고 홍보활동도 적극 펼쳐야 할 것이다. 방사능 관련 정보를 신속 투명하게 국민들에게 알리고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어야 마땅하다. 사실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때 공식 정보에 대한 불신과 루머가 증폭되게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