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파리의 글로벌 IT이야기] 구글의 끝없는 혁신…검색·안드로이드 이어 클라우드·자동운전車까지
구글이 어떤 기업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제 친구는 "검색 서비스 회사 아냐? 난 네이버가 더 편하던데"라고 합니다. 이 친구는 갤럭시S 쓰면서도 안드로이드가 구글이 개발한 모바일 운영체제(OS)라는 사실도 모릅니다. 크롬 브라우저를 사용하시는 분이라면 구글에 대해 제 친구보다는 훨씬 많이 알겠죠.구글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면 무서운 회사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제 친구 말대로 구글은 한국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습니다. 한국에 법인을 세운 시점으로 따져도 5년은 됐는데 검색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2년쯤 전에야 내놓은 크롬 브라우저는 세계적으로는 점유율 10%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죠.그러나 한국에서는 점유율이 검색 점유율보다도 낮을 겁니다. 일부 얼리어답터들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갤럭시S를 비롯한 안드로이드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달라지고 있습니다. 모든 안드로이드폰에는 구글 검색엔진이 홈스크린에 디폴트로 탑재돼 있습니다. 이 바람에 모바일 검색에서는 두 자릿수 점유율은 당연하고 선두를 다투고 있습니다. NHN 다음 등 포털 사업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에 브라우저와 메신저를 끼워팔았던 것과 뭐가 다르냐"며 "불공정하다"고 주장합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이 쌍벽을 이루고 있습니다. 애플과 '구글 연합군'이 대결하는 형국입니다. 애플은 혼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구글 진영에는 세계 2위 폰 메이커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모토로라 HTC 등 많은 폰 메이커들이 가세했습니다. 안드로이드는 일관성과 호환성만 유지한다면 막강한 모바일 OS로 자리를 굳힐 가능성이 큽니다.

안드로이드 개발사인 구글은 이 플랫폼을 활용해 자사의 각종 서비스를 모바일에 최적화할 수 있겠죠.이렇게 되면 PC 시대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잡았던 헤게모니를 모바일 시대에는 구글이 잡을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뒤늦게 윈도폰7을 내놓고 위기에 처한 노키아와 제휴함으로써 추격에 나섰지만 시기가 너무 늦어 힘든 싸움을 펼쳐야 하는 실정입니다.

구글은 검색과 안드로이드 성공에 이어 또 하나의 성공 신화에 도전합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입니다. 구글은 기업보다는 개인을 대상으로 삼을 것 같습니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생산한 각종 콘텐츠를 모아놓고 언제 어디서나 어떤 디바이스로나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절실해졌습니다. 구글이 생각하는 서비스가 바로 이것입니다.

구글 클라우드 노트북을 써 봤습니다. 언젠가는 이런 노트북이 뜨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크롬 노트북에는 저장공간이 없고 OS를 겸하는 크롬 브라우저만 있습니다. 각종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는 클라우드(서비스 사업자 서버)에 올려놓습니다. 금년 중반쯤 삼성과 에이서가 클라우드 노트북을 발매합니다. 이를 앞두고 구글은 크롬 브라우저에 OS 기능을 하나씩 추가하고 있습니다.

구글이 자동운전차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스스로 운전하며 가는 차입니다. 그동안 비밀리에 거리에서 시험주행을 한다는 소문만 돌았습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열린 TED 콘퍼런스에서 구글 엔지니어가 자동운전차에 관해 밝혔습니다. 시연 동영상도 공개했습니다. 이 엔지니어는 자동운전차가 상용화되면 연간 100만명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글 검색엔진,안드로이드폰,유튜브,G메일,구글닥스,구글맵,피카사….우리는 알게 모르게 구글 서비스에 익숙해져 가고 있습니다. 네이버 다음 등은 왜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지 못할까요. 네이버나 다음이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신생기업도 판을 뒤엎는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면 결과는 뻔합니다. 소비자는 편한 서비스를 찾아 해외로 나갈 겁니다. 국경 없는 경쟁 시대니까요.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