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두웨이밍 "中 정치ㆍ인권에서 부족한 점 있다…민주화 요구 계속될 것"
“중국에서도 '민주 운동'이 성공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중국 사회는 반드시 변화발전할 것이고,그래야만 합니다.

”두웨이밍(杜維明ㆍ70ㆍ사진) 베이징대 고등인문연구원장은 25일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갖고이같이말했다. 두 원장은 동아시아 전통 유학의 현대화를 선도하고있는 세계적인 석학이다. 그는 아산정책연구원 초청으로 지난 23일 한국을 방문했다.

두 원장은 “중국은 30여년 전에 경제부문의 개방을 선택해 높은 경제성장을달성했다”며 “그러나 정치 및 인권 등에선 (아직도)부족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국의 긴장에도 불구하고)중국에선 이미 몇 년 전부터 대중들의 자발적인 민주화 바람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대중이 개방을 통해높아진 경제력만큼 정치와 인권 등에서도 개혁을 원한다는 외부 세계의 일반적인 분석과 같은 맥락의 설명으로 받아들여진다.

두 원장은 “최근 중국공안당국은민주화 요구에 과잉대응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며 "중국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중들의 요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산당을비롯한중국정치권은부패의 온상”이라며 “이 때문에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대중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의 민주화 혁명은 튀니지와이집트의 혁명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원장은 “수십년 동안 독재자가 집권했던 중동 국가와는 달리 중국은 몇 년마다 지도자가 교체된다”며 “중국의 민주화는 단순히 지도자한명을바꾸는차원의문제가아니다”고 강조했다. 공산당 정권이 순식간에 몰락할 가능성은 없다는 얘기다.

그는 대표적인 신(新)유학론자답게 유학 사상이 중국 민주주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원장은 “일부 서구학자들이 유학과 민주주의는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권, 사회적 연대, 존엄성 등의가치는 유학에서 가장 중시하는 핵심 개념”이라며 “유교와 민주주의의 가치는충분히 양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치 엘리트의 책임을 강조한 유학 사상을 중국 지도부가 제대로 받아들여야만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잘못된 전통에서 비롯된 권위와 엘리트주의만을 중국 지도부들이 따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중국에서 인권이 무시되는 현상도 이같은 지도부들의 권위 의식에서 비롯된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원장은 한국 정치에서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는 ‘보스문화’나 ‘제왕적 대통령’ 등도 책임을 강조하는 유학 사상을 잘못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두 원장은 1940년 중국 쿤밍(昆明)에서 태어나 1949년 본토가 공산화되자 대만으로 건너갔다. 대만 둥하이대(東海大)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미국 하버드대에서 신유학을 주제로 석ㆍ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린스턴대 버클리대 등 명문대교수와 세계적인 동양학 연구기관인 하버드옌칭 연구소장을 맡은 후 2009년부터 베이징대 고등인문연구원장으로 재직중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